'어린이가 질문하려면 2700달러(한화 300만원), 함께 가족사진을 찍으려면 1만 달러'(한화 1200만원)'

미국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부자들에게 더 친절하고 부자들과 만나는 것 이상을 허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여름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금 모집 행사(펀드 레이징)에 여름 막판 대부분을 보냈으며, 펀드 레이징은 참가자로부터 한 푼이라도 더 거둬들이는데 열중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클린턴은 지난 8월 마지막 2주 동안 22번의 펀드 레이징 행사를 했고 이를 통해 총 5000만 달러(약 558억 원)를 긁어모았다.

참석 시간당 모금액은 15만 달러(약 1억6760만 원)에 달했다.

지난달 30일 뉴욕 롱아일랜드 새가포낵의 한 저택에서는 클린턴의 비공개 펀드 레이징 행사가 열렸다.

패션디자이너 캘빈 클라인, 영화감독이자 기획자인 하비 웨인스타인 등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펀드레이징 행사가 열렸다.  클린턴은 지미 버핏, 존 본 조비, 폴 매카트니 등 가수들과 어울려 춤도 췄다.

행사 규모만 놓고 보면 조촐한 듯 보이지만 이날 행사 참가비는 1명당 25만 달러(2억5000만원)에 달했다. 하룻밤새 클린턴은 250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지난달 뉴욕 새그하버에 위치한 헤지펀드 거물급 인사의 저택에서 열린 클린턴을 위한 펀드레이징 행사도 눈길을 끈다.

이 때 2700달러를 낸 어린이에게 질문권이 주어졌고 클린턴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으려면 1만달러를 내야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펀드 레이징 행사에서는 '한 푼이라도 더 모으는' 전략이 가동돼 캠프의 파이낸스 팀은 참가자와 가족이 클린턴과 만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옵션을 제공한다.

지난달 헤지펀드 거물 애덤 센더의 뉴욕 새그하버 주택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2700달러를 낸 어린이에게 질문권을 줬고, 클린턴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으려면 1만 달러, 지난달 베벌리 힐스에서 열린 클린턴과의 식사 참석은 10만 달러 기부 약속이 조건이었다.

10만 달러를 내고 식사하는 이벤트를 만들었던 린 포리스터 드 로스차일드는 "클린턴을 위해 좋은 밤을 만들어주자, 클린턴에게 우리의 사랑을 보여주자고 참석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일찌감치 클린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던 뉴욕타임스는 "일반 대중이 클린턴에게 접근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돈이 많고 자신에게 수십만 달러를 쓸 수 있는 몇몇 부자에게는 만나는 것 이상을 허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클린턴이 몇 개월 동안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베벌리 힐스와 실리콘밸리, 뉴욕 햄프턴 등에 사는 갑부들로부터는 수백 개의 질문을 받아 대답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클린턴은 지난 7월말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 좀처럼 기자회견도 하지 않고 있으며 주로 갑부들로부터 한푼이라도 더 많은 선거자금을 모으는 행사에 몰두하고 있다.

클린턴의 비공개 펀드 레이징 행사는 가족 행사와 비슷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린 행사에 참가한 미첼 버거는 "결혼식이나 성인식 같았다"고 회상했다.

출마 선언 당시 중산층을 대변하겠다고 외쳤던 클린턴은 이 행사에서 미국의 부자들이 제기하는 우려에 대해 일일이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