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미디의 1세대인 구봉서 선생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27일 오전 1시께 구봉서씨가 노환으로 별세했다. 구씨는 수일 전 폐렴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해 증상이 호전됐지만 이날 다시 악화되면서 숨을 거둿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다.

고인은 1926년 평양에서 태어난 1945년 악극단의 희극배우로 시작해 400여 편의 영화, 980편의 라디오에 출연했다.

1958년 영화 '오부자'에 막내 역으로 출연해 '막둥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1963년에는 라디오 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구봉서입니다'를 통해 풍자적 유머를 선보이며 "이거 되겠습니까? 이거 안 됩니다"라는 유행어도 낳았다.

또 MBC '웃으면 복이와요'는 서민들에게 애환을 다독이던 대표적 작품이다.  단짝인 비실비실 배삼룡, 땅딸이 이기동과 함께 콤비를 이뤄 안방극장을 주름잡았다.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은관 문화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타계 소식이 알려지면서 빈소에는 애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6일부터 부산에서 개막된 부산코미디페스티벌에 참가 중인 한국코미디계 관계자들은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이경규는 "구봉서 선배님은 젠틀하시고 장난을 많이 치신 분이었다"면서 "나는 항상 선배님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심부름하고 자리 정리하고 했다. 항상 장난을 치시고 농담을 하셨다. 참 좋은 선배님이셨다"고 고인과의 인연을 떠올렸다.

코미디언 이용식(64)은 "구봉서 선배님은 제 인생의 멘토이자 제가 가장 닮고 싶고 흉내내고 싶어했던 분"이라고 애도를 나타냈다.

그는 "구봉서 선배님과 같은 교회를 다닌다. 교회에서 매주 뵈었는데 열흘 전쯤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지신 후 교회에 나오지 못하셨다"고 전했다.

이용식과 구봉서의 인연은 각별하다. 1975년 MBC 코미디언 공채 1기 시험에서 이용식이 응시했을 때 고인은 심사위원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