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4세로 18일 소천한 박형규 목사는 한국 민주화의 거목이다.

행동하는 신학, 실천하는 신앙인으로 한국 교회의 부패상에 회초리를 들고 소금같은 한줄기 생명의 빛과 같았다.

1923년생인 박 목사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회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빈민선교와 인권운동, 민주화운동에 평생을 헌신해 교계를 넘어 존경을 받았다.

1959년 4월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공덕교회 부목사로 부임하며 목회자의 길을 걸은 박 목사는 1973년 4월 이른바 '남산 부활절 사건'으로 구속된다.

박 목사는 당시 기독교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유신 체제를 비판하는 플래카드와 전단을 배포하려다 '내란예비음모죄'로 기소됐다.

이어 1978년 2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손 유신체제를 비판하고 새 민주헌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내용의 '3.1 민주선언'을 발표했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기소돼 징역형(5년)을 선고받는 등 무려 6차례나 옥고를 치렀다.

그의 민주화 열정은 부마항쟁 등으로 위기를 맞은 박정희 유신독재가 10.26 사태로 부하의 총에 비명횡사하면서 끝나는듯했지만 박정희가 키워낸 키즈 전두환으로 이어졌고 전두환은 4.13 호헌조치를 발표하면서 숱한 민주인사를 탄압했다. 고인은 전두환의 서슬퍼런 폭압에도 1986년부터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독재의 포악상을 알려냈다. 

2014년 재심을 통해 35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박 목사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택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된다. 발인은 22일 5일장으로 치러진다.

연락처 박종관(010-2045-9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