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다시 폭발한 아이슬란드 화산재가 확산되면서 영국을 오가는 일부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자 이웃 유럽 항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0만편이 운항취소된 지난해 아이슬란드 화산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아이슬란드 남부 바트나요쿨 빙하 아래 그림스보튼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긴 만들어진 화산재 구름이 바람을 타고 영국 북부로 이동하면서 23~24일 영국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이 잇달아 취소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이 대규모 화산폭발때와 같은 항공대란 가능성은 적어보이지만 마음을 놓지는 못하고 있다.

화산재가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상공으로 향하면서 유럽 주요국 중 가장 먼저 영국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기상청이 24일 오전 6시(이하 GMT기준.한국시각 오후 3시) 화산재가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과 일부 북유럽 국가를 덮을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따라 영국을 오가는 24일자 항공편 운항이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브리티시 에어웨이는 24일 오후 1시까지 런던에서 스코틀랜드로 가는 모든 운항스케쥴을 취소했다.

또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로건에어와 이스턴 에어웨이즈는 24일 예정된 항공편 36편과 50편을 각각 취소했고 플라이비, 이지제트 등도 스코틀랜드를 오가는 항공편 일부를 취소했다.

아울러 네덜란드의 KLM은 23일 에버딘, 글래스고, 에든버러, 뉴캐슬 등 4개 도시를 오가는 16편의 항공편 운항 스케줄을 조정했다.

유럽을 순방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화산재 확산으로 24일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될 것에 대비해 일정을 하루 앞당겨 23일 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아일랜드에서 영국 런던으로 떠났다.

화산 분출이 현재 수준으로 계속된다면 화산재 구름이 26일 프랑스 서부와 스페인 북부 상공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유럽 항공관제 당국의 예상이 전해지면서 남부 유럽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오는 26~27일 도빌에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프랑스의 우려가 크다.

화산 폭발의 당사국인 아이슬란드의 경우 최대 공항인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을 폐쇄 하루 만인 23일 재개장했지만 24일에도 계속 운영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1일 화산분출이 시작된 이후 초기에는 바람이 서쪽과 북쪽으로 불면서 유럽 대륙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황은 갈수록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여전히 승객 1천만명의 발을 묶었던 지난해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때와 비슷한 수준의 `항공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러나 화산 활동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닌 만큼 속단은 이르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아이슬란드 기상청은 23일 화산 분출이 완화되면서 21~22일 한때 20km 상공까지 치솟았던 화산재가 5~9km 높이로 잦아 들었지만 화산활동이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터 람사우어 독일 교통장관은 23일 지난해 수준의 항공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지만 화산재 미립자가 ㎥당 2㎎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항공기 운항금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로 10만여편의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고 승객 1천만명의 발이 묶이는 최악의 항공대란이 발생해 17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항공업계는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