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당신의 대권놀음 소재로 이용해 먹을 수 없는 사안입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일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5박 6일간의 전국 민생투어의 출발점으로 이곳을 찾은 것이다.

지난 4·13 총선 참패 이후 모든 당직에서 물러난 뒤 한동안 '자숙 모드'에서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섰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 일찍 '국민 마음의 땅끝'인 팽목항을 찾았다. 이 시대 최고의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며 "아직도 찾지 못한 아홉 분을 기다리며 팽목항에 머물고 계신 가족을 뵈니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들과) 라면을 함께 먹고 팽목항을 걸으며 2시간 넘게 그분들과 가슴아픈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이 땅에 없어야 할 비극이자 아픔을 우리 국민 모두가 똑같이 느끼고 계신데, 이게 왜 국론분열과 정쟁의 원인이 되는지 안타깝다"고 묻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가족분들의 요청으로 제 명함과 핸드폰 번호를 적어 드렸는데 조금이라도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며칠 전 세월호 선수 들기에 성공했는데, 하루 빨리 배가 인양돼 바다에 남은 아홉 분이 가족 품에 돌아가시길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소원했다. 김 전 대표는 이같은 방식으로 10월까지 대여섯 차례 현장 투어를 계획 중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의 이번 팽목항 방문은 진정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새누리당 대표 시절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시종일관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유족들이 바라는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당시 그는 특별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주장에 대해 "형사 사법 체계를 흔드는 일"이라며 반대했다.

지난 2014년 10월 29일 세월호과의 면담을 끝내고 유가족 '창현 아빠' 이남석 씨가 국회 본청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특별법 제정을 제발 도와주세요"라며 애원하는데도 자신의 차를 타고 떠나버렸다.

그랬던 그가 지난 4.13 총선 때는 단원고가 있는 경기 안산 지역 유세 연설에서 "2년 전 세월호 사고를 생각하면서 저미는 가슴을 안고 왔다"며 새누리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관련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가 세월호 참사를 대선에 써먹기 위한 고도의 연출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가 팽목항을 찾기 전 유가족에게 사과부터 하고 정부가 특조위 활동이 종료됐다고 선언한 것을 지적하고 특별법 개정을 통한 활동 연장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새누리당이 그 동안 세월호 유가족들께 한 짓부터 먼저 사과하세요. 팽목항에 갈 생각을 하시다니 참 두껍습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의 선행조치 없이는 국민들에게 김 전 대표의 진심(?)이 제대로 전해질 지 의문을 갖는 시선이 많은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