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중국의 외교수장이 처음 얼굴을 마주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4일 밤 10시 넘어 늦게 회담을 가졌다.
 
윤병세 장관은 사드 배치 결정이 제 3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이해시키려 했지만 실패했다. 

회담장에 미소를 띤 채 입장한 윤 장관과 달리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무표정으로 윤 장관을 맞이한 뒤  작심한 듯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왕이 외교부장은 "최근 한국의 행동은 상호 신뢰의 기초를 훼손시켰다. 이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중관계가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뒤통수를 쳤다며 배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왕이 외교부장은 중간에 윤 장관의 발언이 이어지자 채 뭐라고 하는 지 들어나보자는 듯 턱을 괸 채 듣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장관은 "봉산개도 무수탑교"라는 고사성어를 꺼내들고 중국 달래기에 나섰다.  붕산개도 무수탑교는 "산을 만나면 길을 트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뜻의 중국 고사성어로 양국 관계에 놓여 있는 난관를 뚫고 나가자는 의미로 한 말이다.

윤 장관은  "양국관계가 긴밀해질수록 여러가지 도전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도전은 그동안 우리가 깊은 의를 심어놨기 때문에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장관은 또 사드 배치 결정은 자위적 차원에서 내려진 방어조치라는 점을 설명하고 북핵 문제를 뿌리 뽑아야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배치에 강력 반발하는 중국을 직접 만나 설득하려던 윤 장관의 노력은 중국과의 간극을 좁히는데 실패했다.

외교부는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양국 외교장관의 소통자체가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