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사들이 나란히 순이익 1조원대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을 훌쩍 넘었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나란히 1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우리금융지주도 지난해보다 45.2% 급증한 순익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나타냈다.

1,2위를 다투는 양대금융지주가 모두 1조원대의 순익을 기록한 것은 4년만이다. 원화대출이 큰 폭으로 늘고 금융권 명예퇴직 등 인건비 등 관리비용 절감,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쓴 덕분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사(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우리은행)의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3조4865억원)보다 18.2% 증가한 4조12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사별 실적을 보면 신한금융은 1조 454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2841억원)보다 13.29% 증가했다. 다만 2분기 순익은 6834억원으로, 1분기(7714억원)에 비해 11.4%, 전년 동기에 비해 1.3% 감소했다.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상반기 순이익 1조26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9.9% 증가해 실적호조를 이끌었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2분기 순익은 4518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21.4% 감소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2.84%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보다 2bp 상승한 1.50%, 6월말 원화대출금은 전년말대비 2.9% 성장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 증가를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동반 개선됐다.
1분기 발생한 법인세 환급효과를 제외할 경우 그룹의 전분기 대비 약 22% 증가했다.

KB금융은 2012년 이후 4년만에 반기순이익 1조원에 복귀했다.
KB금융은 상반기 1조1254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9367억원)보다 20.1% 증가했다.
당초 증권가에서 9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치를 22%나 웃돈 것이다.
2분기 순익은 5804억원으로, 전분기(5450억원)에 비해서는 6.5%, 전년 동기(3317억원)에 비해서는 75.0% 급증했다.

2분기 순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과 관련 업계에서는 적극적인 비용통제 노력과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희망퇴직 효과로 일반관리비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일부 부실 기업의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했음에도 과거 수 차례에 걸친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대손비용도 낮게 유지된 것도 한 요인이다.

KB금융의 실적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였다"며 "이익만 좋은 것이 아니라 자산 건전성 지표도 더욱 개선됐다. 예상보다 적은 충당금 비용과 판매관리비에 주로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이 750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5169억원)에 비해 45.2% 늘었다.

2분기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22.5% 증가한 3070억원으로, 1분기와 마찬가지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 개선과 대손충당금의 지속적인 감소가 눈에 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기업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전입과 명예퇴직에 따른 판매관리비가 증가했으나, 과거 손실 처리한 여신에서 1434억원 수준의 대손충당금이 환입되고 성동조선에서 200억원 수준의 비이자이익이 발생하면서 양호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상반기 실적이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의 올 상반기 79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7488억원)대비 5.5% 증가했다. 다만 2분기 실적은 3521억원은 전년 동기대비 6.1% 감소했다.
다른 금융사에 비해서는 순익 증가세는 크지 않았지만, 2012년 상반기 이후 반기 기준으로 최고 실적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실적은 특별한 일회성이익의 요인 없이 거둔 성과"라며 "은행 통합에 이어 전산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시너지 효과와 영업력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개선을 이뤘다"고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