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전당 대회를 앞두고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좌장인 최경환·윤상현 의원이 20대 총선(4·13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뜻’이라며 공천에 개입한 정황을 담은 전화 녹취 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총선 직전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 출마하려던 김성회 전 의원에게 해당 지역구를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내용이다.

종합편성채널 <티브이조선>은 18일, 최경환 의원이 지난 1월 말 경기 화성을 예비후보자인 김성회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지역구로 옮기라는 압박 전화 녹취록이라며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 내용은 최 의원이 통화 상대방에게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잖아"라며 공천을 보장할 테니 인접 지역구로 옮길 것을 종용했다.

상대방이 머뭇거리며 확답을 요구하자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고 무시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그것이 브이아이피(VIP·대통령) 뜻이 확실히 맞는 것이냐"고 묻는 상대방에게 "그럼, 그럼" "우리가 도와드릴게"를 반복하며 안심시켰다.

최 의원에 바로 앞서 윤상현 의원도 이 예비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까불면 안 된다니까. 대통령 뜻을 얘기해준 거 아니냐"며 출마 지역을 바꿀 것을 종용했다.

그러면서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다 만들지. 친박 브랜드로. '친박이다. 대통령 사람이다'"라며, 새 지역구로 옮겨도 친박 실세들을 통해 공천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했다.

그러면서 "내가 별의별 것 다 가지고 있다니까, 형에 대해서"라며, 지역구를 바꾸지 않을 경우 자신이 알고 있는 약점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상대방은 너무 압박이 심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당시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두 의원이 통화한 상대방은 김성회 전 의원"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이곳에서 당선돼 4.13 총선에서 탈환을 노렸다.

정병국·주호영·김용태 의원 등 당 대표에 출마한 비박계 후보들은 "친박 패권주의의 추악한 진면목이 드러났다"며 비난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26일 편집국장 및 보도국장 오찬간담회에서 "친박계는 내가 만들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 말대로로면 당내 상황에 대해 몰랐거나 거짓말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