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하면 증거를 남기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알몸 도둑으로 미궁에 빠졌던 전북 군산의 미용실 절도사건의 범인은 10대 청소년으로 드러났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2일 절도혐의로 A(17)군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25일 전북 군산시 나운동의 모 미용실에 알몸으로 들어가 현금 17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로 검거했다.  A군은 지난해 12월에도 이 미용실에 알몸으로 침입해 현금 4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유흥비 마련을 위해 우연히 본 범죄 수사물 드라마에서 '사건 현장에 알몸으로 들어가면 증거가 남지 않는다'는 대사를 듣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A군은 지난해 12월 16일 알몸에 검은 비닐봉지를 쓰고,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손에는 위생 장갑까지 끼는 치밀한 계획 아래 범행해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용의자는 반년만에 또 미용실 화장실 창문을 통해 들어가 화장실에서 옷을 모두 벗고 검은 비닐와 장갑 차림으로 미용실 현금을 두는 곳에서 17만원을 훔쳐 유유히 사라졌다.

A군은 옷을 다시 입은 뒤 폐쇄회로(CC)TV가 없는 상가 뒤편 주차장으로 달아났다.

쉽사리 단서를 찾지 못하던 경찰은 수사 범위를 넓혀 인근 상가와 아파트 등 사건 현장 주변 CCTV 30여 개를 확보한 뒤 체형, 걸음걸이 등을 분석한 경찰은 사건발생 8일만에 범인을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