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임시주총 재대결에서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장남 신동주 전 회장에게 승리를 거뒀다.     

일본 기업이라는 딱지를 달고도 승승장구하던 그룹 사세가 가습기 살균제와 네이처리퍼블릭 신영자 로비사건에 이어 비자금 조성 사건이 터지며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롯데그룹의 사령탑에 신동빈 회장이 재신임을 받은 것이다.

25일 오전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총 결과, 신동즈 전 부회장이 요구한 '현 경영진 해임안'과 '신동주 회장 이사 선임안' 안건이 주주 과반수에 못미쳐 부결됐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요구로 열린 임시주총에서 종업원 지주회가 신동빈 현 회장을 지지한 결과다.

이날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인 광윤사(지분율 28.1%) 지분을 바탕으로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트 최고재무책임자 등 '6명의 경영진 해임 안건'을 상정했다.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을 제외한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LSI(10.7%) ▲오너일가(7.1%) ▲임원지주회(6.0%) ▲롯데재단(0.2%) 등은 반대하면서 과반에 미달해 부결됐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면서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현 경영진이 이뤄낸 경영성과를 주주들이 인정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해 1월 신동주 전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된데 반발해 광윤사 주주제안권을 통해 소집한 8월 주총과 올해 3월 주총에 이어 이번 3차전까지 승리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와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격으로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롯데호텔의 최대주주로 한일롯데의 최고 정점에 있어 신동빈 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에 대한 입지는 더 강화됐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임시주총 과정에서 롯데홀딩스 현 경영진의 부당한 압력이 존재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경영권 탈환을 계속 시도하겠다는 것이어서 경영권 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지난번 주총과 마찬가지로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는 참석하지 않고 위임장에 의해 의안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종업원지주회의 반대 의결권 행사로 주주총회에서 광윤사가 제안한 의안은 부결됐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이어 "다음 주주총회에서는 종업원 지주회 회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반한 공정한 의결권이 행사되고 회원들의 이익이 실현될 수 있도록 종업원 지주회 이사장, 이사진 및 롯데홀딩스 현 경영진에게 계속 촉구 할 것"이라며 경영권 탈환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1월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됏다. 이후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7월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