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의 리베이트 문제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대형 제약업체인 동아제약이 리베이트 지급 실태가 드러났다.

특히 동아제약 전 팀장급 간부는 10년이 훨씬 넘게 리베이트 담당 업무를 하면서 하청업체로부터 지위를 이용해 1년 동안 수천만원대 자동차 할부금을 대납시키는 등 주기적으로 불러 억대의 금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제약은 수수방관하다 만원이 제기되고 나서야 해당 간부에 대한 뒷북 내부감사를 실시했던 것으로 나타나 내부 감시시스템에 문제를 드러냈다.해당 팀장은 회사측과 협상까지 했다가 통하지 않자 회사의 비리사항인 리베이트 제공 자료를 유출해 검찰에 공익제보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해당 간부가 노환균 전 의사협회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노 전 회장에게 검찰이 벌금 500만원을 구형하자 정식재판을 신청하고 법정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동아제약은 해당 간부를 내부감사를 통해 인사 조치했지만 그가 근무중 장기간 의사들에게 리베이트 제공은 금품까지 요구하는 갑질이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비리로 치부할 수 있지만 동아제약은 해당 간부의 이같은 영업 행위로 매출을 올렸고 갑질까지 일삼았다는 점에서 내부감시 시스템에 문제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발단은 노환균 전 회장이 동아제약 L 전 팀장(비위가 걸리자 살아남기 위해) 동아제약을 상대로 딜을 하려다 거절되자 공익제보를 하게됐다눈 취지로 공익제보 순수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다.

이에 동아제약 L 전 팀장은 노환균 전 의협회장을 명예훼손과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노 전 의협 회장에게 혐의를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노환균 전 의협 회장은 이에 불복해 노 전 회장은 정식재판을 청구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의 쟁점은 L 전 팀장이 개인적 비리가 들통나자 공익제보를 했다는 주장(노환균 전 회 장)과 개인적 비리라는 주장은 허위이며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L 전 팀장)이다.

L팀장이 근무했던 동아제약은 제약업계의 대표적 기업이자 전경련 회장까지 배출한 기업이고 노 전 회장이 맡았던 회장은 전국 최대의 의사단체였다는 점에서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싸움이다.

L 전 팀장은 지난 4월11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측 증인으로 나서 고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사회적 공익을 위해서였다. 의사들에게 제공되는 리베이트 때문에 약값이 올라가고 결국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L 전 팀장은 이어 "동아제약 영업사원들에게 의사들이 동영상 강의를 촬영하고 J컨설팅으 로부터 강의료를 받는 것이 합법이고 법률자문도 마쳤다고 여러차례 설명한 사실이 있죠?" 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L 전 팀장은 동영상 강의를 촬영한 의사들을 많이 섭외하라고 영업사원들을 독려한 사실도 있다고 인정했다.

L 전 팀장은 2012년 4월 동아제약 감사실로부터 비리행위에 대한 내부감사를 받을 것이라 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L 전팀장은 거래처로부터 상납을 받는 등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난다는 말로 부인했다.

L 전 팀장은 동아제약에 근무할 당시 S상사, B사, P사와 거래처였느냐는 질문에는 "기억나 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 전 회장 변호인은 이들 세회사는 동아제약이 개인 의원에게 제공한 물품을 공급대행한 업체들이었다고 노 전 회장 측 변호인은 밝혔다.

노 전 회장측 변호인은 L 전 팀장에게 "2015년 5월 경 P사의 대표인 K씨를 동아제약 근처 로 오라고 해 B사가 매출의 3%를 제공하고 있으니 당신도 지급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있다 는 질문에 L 전 팀장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노 전 회장측 변호인은 P사의 K대표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013고정 000 의료법 위 반 사건에서 증인으로 나와 2010년 L 전 팀장으로부터 금품지급요구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매월 말에 L 전팀장이 오라고 부르면 저녁에 만나서 돈을 지급했다고 증언했다"고 지적하자 "기 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L 전 팀장은 동아제약 근무당시인 2012년 6월경 거래처로부터 금품수수를 했다는 내용의 비리사실로 징계요구를 받은 사실이 있다는 노 전 회장의 변호인 지적에 L 전팀장은 서류는 받은 적은 없다고 대답했다.

L 전 팀장은 거래처로부터 약 9천만원의 금품 수수사실, 업무상 지위를 이용한 1억 3천만원의 거래처와의 금전거래 등이 징계사유있다는 지적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L 전 팀장은 동아제약 재직 당시인 2010년 8월부터 K대표에게 자신이 구입한 K7 승용차의 잔여 할부금 2400만원을 1년간 대납할 것을 요구해 대납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L 전 팀장은 내부감사를 받게 되자 자신이 관리하던 리베이트 관련 내부자료를 외부로 유출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개인소장 외장하드에 다운을 받아 지인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L팀장은 당시 생명의 위협을 느껴 언제 어떤 일을 당할 지 몰라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며 제 지인에게 제가 잘못되면 이 USB를 검찰에 전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P사 K대표에게도 동아제약과 거래한 거래내역을 수사기관에 제보하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지적됐지만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L 전 팀장은 '의사들이 동영상 강의촬영을 하고 J컨설팅으로부터 강의료를 받는 소위 엠라이브러리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고 합법적이라고 동아제약 사내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구한 사실을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노환균 전 의협회장 측 변호인이 '증인(L전 팀장)은 결재라인에 있는 동아제약 임원으로부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면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L 전 팀장은 "동아제약 임직원들과 L전임장이 엠라이브러리가 합법적인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는 '17년 넘도록 동아제약에 근무하면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부서에 근무했다고 했는데 왜 10년이 넘도록 공익에 침묵하고 있다가 금품수수로 회사로부터 내사를 받게되자 갑자기 공익을 위해 고발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느냐'는 질문에는 대버벅거리며 멈칫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노 전 회장은 자신의 SNS에 "동아제약의 리베이트를 십수년 담당했던 직원인 그는 거래업체로부터 밝혀진 것만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그리고 엠라이브러리를 직접 기획해서 의사들에게 강의료를 지급했던 책임자였으며 억대의 금품수수가 드러나자 회사와 협상을 벌였다"며 "협상이 안되자 검찰에 들고가서 의사들과 회사를 고발했고 결국 자신이 받은 리베이트에 대해서는 아직 처벌을 받지 않아 면죄부를 받은 셈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동아제약 관계자는 "법적으로 정리된 사항"이라며 수수방관하거나 내부감시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양쪽이 재판정인데요 우리가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은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13년 의사 105명을 벌금 150만~700만원에 약식기소하고 리베이트 액수가 큰 의사 19명은 불구속기소했다. 또 동아제약 전무 등 동아제약 측 관계자 12명을 기소했다.

동아ST(옛 동아제약)으로부터 동영상 강의나 설문조사료 등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이에 지난해 1월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송영복 판사는 J컨설팅업체를 통해 동아ST로부터 수백만원씩을 수수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의사 89명에게 각각 벌금 50만~400만원씩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리베이트를 받은 액수와 명목, 리베이트 인식 여부 등에 따라 벌금액을 책정했다.

재판부는 또 의사들이 1인당 적게는 123만원에서 많게는 1311만원까지 동아ST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추징한다고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