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총재 김성주) 통영병원 K병원장이 거래하는 제약업체 대표에게 자신의 개인요트 정박료를 대납시키는가 하면 제약업체 직원들에게 요트 수리를 시키는 등 황당한 갑질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한적십자는 K병원장에 대해 징계 대신 사직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감싸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인사권 최종 책임자인 김성주 적십자 총재의 의중이 반영된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김순례 의원(새누리당)실이 언론에 제공한 대한적십자 감사실 자료에 따르면 경남 통영적십자병원 K병원장이 이 병원과 거래하던 제약사 대표에게 자신의 개인 요트 정박료를 대납해줄 것을 요구했다.  

경남 통영시 '통영 적십자병원' 공공의료봉사단이 2012년 4월 병원왕래가 어려운 도서지역 무료순회진료 봉사활동을 하며 적십자의 인도주의 정신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2012년 4월 당시 임정빈 병원장 재직 당시 공공의료사업단이 통영시 도서지역인 욕지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순회진료를 실시하는 모습이다. 지역의 고등학생 RCY 단원들도 힘을 보탰다. 이런 모습과는 달리 윗선의 잘못된 비리행각 눈감아주기가 적십자를 욕먹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3년 부임한 K원장은 2015년 6월부터 1년간 8억3296억원 어치의 약품 납품 계약을 체결한 M제약업체 대표 A씨에게  지난해 4월 자신의 개인 요트 정박료 약 200만원의 납기일이 다가오자 "병원 진료 일정이 바쁘니 대신 납부해달라"고 해 실제 대납이 이뤄졌다. K병원장은 일정 시점이 지난 뒤 이 비용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십자 통영병원 K병원장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제약회사 직원들에겐 자신의 낡은 요트를 수리하는 막노동까지 시켰다. K원장은 통영적십자병원 직원들과 A씨 등이 가입한 요트클럽 회원들에게 자신의 요트 수리까지 맡겼다. 하지만 병원 직원들은 실제로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실제로 일한 건 A씨와 제약업체 직원들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제약업체 대표와 직원들을 자신의 하인 부리듯 한 것이다.

작년 6~9월 4개월간 매주 1~2회씩 평일은 4시간가량, 주말엔 7~8시간을 요트 수리에 매달렸다. 적십자 감사실은 "요트 내부 철거 등 막노동에 가까운 작업이 무더운 여름철 주말과 평일 구분 없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고 감사 결과에서 밝혔다.

'인격 모독'도 적발됐다. K원장은 2014년 4월 이 병원 간호사와 운전원 사이 갈등을 조정하는 자리에서 '운전하는 놈 주제에' '너 싸움 잘하냐. 나랑 붙어볼래' 등과 같은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피우던 담배를 집어 던졌고, 2015년 1월엔 병원 내 직원들의 교제 소문을 듣고선 이를 확인한다며 여직원을 불러내 '밥만 먹었느냐. 다른 뭔가를 요구하지 않았느냐' 등과 같은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K원장의 횡포를 적발하고도 파면 등 징계하지 않고 넘어갔다. 대한적십자사는 K원장의 사직 의사를 받아들여 '의원 면직' 처리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와관련 최종 인사권자인 김성주 총재의 인사 결정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재계에서 성공한 여성으로 주목을 받으며 성장가도를 달린 화제인물이 됐고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정권을 도왔던 인연으로 적십자 총재로 임명되자 적십자 운영과는 거리가 먼 비전문가인데다 적십자회비 체납 누적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박근혜 정권의 보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공성과 봉사정신을 제일로 삼아야 하는 병원장의 갑질을 덮어주는 인사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