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6월13일.

2002년 한일월드컵을 맞아 모두가 들뜬 기분에 젖어있었다. 한국과 포루투갈의 경기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전국이 월드컵 열기로 뒤덮여 있는 그 때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 왔다는 주한미군의 장갑차는 꿈많은 여중학생 2명이 무참히 깔려 사망했다.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지방도로 갓길에서 의정부 조양중학교 신효순, 심미선 양(당시 2학년)이 뒤쫓아오던 주한미군 장갑차에 무참히 짓밟혔다. 사고가 난 도로는 도로폭보다 넓은 장갑차가 다닐 수 없는 길이었다. 이날은 두 소녀에게는 특별한 날이었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가던 길이었다. 

효순 미선양 사건은 월드컵 열기에 묻혀 지나갔고 한국 정부는 이에대해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서 기억속에서 잊혀져갔다.  

그 사이 미군 장갑차 운전병사 2명은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사고 병사의 소속국인 미국의 성의없는 태도에 효순 미선 양의 또래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이 촛불시위를 계기로 전국적인 촛불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미군병사 무죄판결은 '무효'라며 전국으로 규탄시위가 확산됐다.

미국은 반미 분위기가 고조되는 것을 우려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급기야 반미감정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한 당시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직접 '유감'을 표시했다.

효순 미선양의 죽음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성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됐고 소파 개정 합의에 이르렀다. 무려 두 소녀의 죽음으로부터 10년이란 시간이 흘러서.

한미는 SOFA 형사재판권 운영 개선을 위한 합동위 합의사항 합의로 '기소전 신병인도 절차 마련과 한국측 초동수사를 위한 미측 피의자 구금권 확보'를 담았다.

당시 조선은 다음해인 2003년 효순 미선양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두 소녀에게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게 한 미군의 고의성 짙은 범죄에 대한 남측과 북측의 대응이 크게 대비됐다.    

그로부터 14년이 흐른 2016년 6월 13일.

달라진 것이 그대로다. 한국 정부는 효순양과 미선양이 어떻게 사망했는 지에 대한 규명도 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 박근혜는 억울하게 숨져간 두 소녀에 대한 사망 경위에 대해 덮어둔 채 20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유엔 결의 이행만 되뇌이고 있다. 통일대박을 외치면서 상대방과는 빗장을 걸어두고 분단을 초래한 주변 4강에 대북 고립에 나서달라고 외치는 격이다.

특히 개성공단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등 민간차원의 남북교류 조차 중단하며 남북관계는 틀어막은 채 미국의 이해관계에는 궤를 같이하고 있다.  14년전 효순 미선 양 미군장갑차 사망사고에 대해 한국 정부는 효순 미선 양의 억울한 참변을 진혼하지 않은 채 한미공조에만 혈안이 돼있다.

박 정권과 수구세력은 자주국방을 외치면서도 정작 국방주권인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앞뒤가 뒤바뀐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14년전 효순 미선 양 미군장갑차 사망사고에 대해 한국 정부는 효순 미선 양의 억울한 참변을 진혼하지 않은 채 한미공조에만 혈안이 돼있다.

외교전문가들은 정부가 자국민을 죽인 미국범죄자 처벌과 미국 당국의 책임있는 사과를 받아내지 못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야 한다는 헌법상 국가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정권은 천안함 사건이나 서해교전 등에 대해선 기념일을 만들고 6.25 전쟁 희생자 찾기 등 지지층 결집에 도움되는 것은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하면서도 국가와 군이 보호해야 할 효순 미선 양의 죽음에는 진혼은 커녕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14년이 흘렀지만 주한미군은 3천리 금수강산에 탄저균을 반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효순 미선양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형태로 한국민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지만 정부는 탄저균 반입 등을 차단할 근원적인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사후 대처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