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결혼을 앞둔 30대 청년이, 2016년 5월에는 19살 청년이 목숨을 잃은 스크린도어 사고는 과도한 외주화로 인한 착취구조가 빚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는 비난여론이 확산되자 안전업무는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했다가 직영화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시는 여론에 밀려 메트로 관련자 문책과 서울시교통본부장 경질에 이어 12일에는 무제한 시민토론회까지 개최하며 뒤늦게 대책 마련에 부산을 떨고 있다.

하지만 참사의 씨를 뿌린 이명박 오세훈 두 전 시장의 몰상식한 비용절감 외주화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며 방치한 박원순 시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메트로 등에는 비전문가인 증권사 노조출신을 사장으로 임명해 메피아 형성을 낳고 3년간 세차례나 똑같은 사망사고가 일으켜 박 시장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2011년 10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2008년 오세훈 전 시장이 '창의혁신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실시한 구조조정으로 대거 외주화된 사업분야를 그대로 유지했다. 박 시장은 생명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스크린도어 정비 수리, 전동차 점검 등 핵심 안전분야를 분사한 오세훈 전 시장의 실패 흔적을 제거하지 않았다. 

연번	이름	현직	주요경력
1	이정원	메트로사장	전국증권산업노조 위원장
2	지용호	메트로 감사	새정치연합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
3	오건호	메트로 비상임이사	정의당 심상정 의원 보좌관
4	김종원	메트로 비상임이사	서울민주청년단체연합협의회 의장
5	이숙현	메트로 비상임이사	2012년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부대변인
6	민만기	도시철도공사 상임감사	(사)녹색교통 공동대표
7	석치순	도시철도공사 기술본부장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본부 노동특별위원장
8	김진엽	도시철도공사 비상임이사	민주통합당 정책위원회 전문위원
9	오성규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이사장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10	장백건	서울시시설관리공단 감사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캠프 총괄 선대본부장
11	김용성	'' 공단 비상임이사	새정치연합 서울시의회 의원
12	최승국	" 공단 비상임이사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캠프 조직기획위원장
13	기춘	" 공단 비상임이사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 조직특보
14	서종화	SH공사 비상임이사	열린우리당 서울시의회 의원
15	김수현	서울시연구원 원장	참여정부 청와대비서관 환경부 차관
16	이옥경	서울여성가족재단이사장	희망제작소 이사
17	이숙진	서울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참여정부 청와대비서관
18	임성규	서울시복지재단대표이사	박원순 후보 공개지지 선언
19	이태수	서울시복지재단비상임이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20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
21	차병직	서울문화재단 비상임이사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

외주화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메트로노조는 부패경영에 대한 견제 감시를 손놓았고 외주업체는 메트로 퇴직자들의 자리보전을 위한 곳으로 전락했다.

메트로는 외주업체와 용역계약서에 '전적자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하는 갑질행각을 벌이는 사이 비정규직들은 목숨과 노동의 댓가를 뻬앗기는 희생양으로 삼았다.

메트로 노조가 자신들과 똑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차별과 착취를 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호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노조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해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구의역에서 숨진 은성PSD의 19살 소년 김 모군은 월급 144만원을 받았지만 정규직은 200만원선, 메트로 출신은 400 ~ 500만원을 받았다. 메트로 출신 직원은 대부분 정비안전 자격증도 갖추지 않은 채 채소를 가꾸는 등 스크린도어 정비업무는 하지도 않고 6000만원대 연봉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메트로의 외주화는 최저가낙찰제, 외주업체 이윤과 정규직 임금 보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정규직 채용확대와 착취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낳고 그 심각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외주화가 지하철 안전과 직결된 유지, 보수업무를 원청과 하청으로 분리돼 협업과 소통이 안돼 지하철 안전을 위협하고 시민들의 생명도 위험에 노출시켜 총체적인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메트로의 갑질 횡포와 메피아 실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메트로는 2011년 12월말 은성PSD와 계약을 체결했다. 메트로는 계약 당시 부대약정서에서 '갑(메트로)의 퇴직자를 우선 채용, 메트로 퇴직 전 60~80%를 서울메트로 잔여정년에 맞게 적용, 복지수준은 갑과 동일하게 적용, 정년 2년 연장을 명시했다.

갑질계약은 은성PSD말고도 더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인서브웨이(유실물센터 운영), ▲프로종합관리(전동차경정비), ▲성보세이프티(차량기지내운전), ▲고암(모터카 및 철도장비)과 위탁계약에서도 갑질계약이 이뤄졌다.

메트로의 외주관련 업체는 모두 50여곳,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 출신이 대거 전적하면서 심지어 외주업체 대표를 맡는 등 메피아도 도처에 깔렸다.  

지하철노조 전직 간부는 "2008년 당시 오세훈 시장의 창의혁신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력감축, 즉 구조조정을 실시했는데 조직 슬림화를 위해 정직원을 감축하는데 내보내기 어려우니까 정년을 1~5년 앞둔 정직원들을 분사 형식으로 내보냈다"며 "전동차경정비, 스크린도어유지보수, 차량기지 구내운전, 모터카, 유실물센터 등을 외주화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착취구조를 비판하고 막아야 할 메트로노조 역시 외주업체들의 비정규직 착취구조에 눈감았다. 

전동차 차량기지에서는 메트로 정규직, 외주업체 정규직, 외주업체 비정규직이 뒤섞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메트로노조는 민주노총계와 한국노총계로 분열돼 자기 세력 키우기에 급급해 외주업체의 비정규직 보호에는 안중에도 없었음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드러났다.

한국노총계 메트로 노조간부는 구의역 사고와 관련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노조 사무실 근무자는 담당이 아니다거나 모른다고 하는 등 회피하는데 급급했고 관련 담당 간부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의 안이한 인식과 관리 책임도 비판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은 구의역 사고에서 메피아가 속속 드러나자 자신은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강남역 사고 후 일년도 되지 않아 똑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난 것은 뿌리깊은 메피아를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박 시장은 특히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에 측근들을 낙하산 인사로 내려보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메트로에는 비전문가인 이정원 사장을 임명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사장은 증권산업노조 출신이다.

메트로 사정에 밝은 전직 노조간부는 "박 시장은 안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지하철 안전관련 예산을 해마다 1000여억원씩 줄였다"며 "사고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전직 간부는 "박 시장 측근인 이정원 대표는 궤도열차와는 전혀 관련없는 비전문가임에도 메트로 수장으로 임명된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 메피아를 척결할수 없는 인사였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메트로와 은성PSD와 위탁업무 계약은 박 시장이 당선된 이후 이뤄졌고 그동안 발생한 3건의 사고 모두 박 시장 취임 이후 발생했다.

사고 발생의 원인으로 서울시와 메트로는 안전부주의로 피해노동자의 잘못으로 몰았다. 이번 구의역 사고도 초기 안전부주의에 의한 또한명의 사고로 치부될 뻔했다.

개인 잘못으로 치부되면서 보상대책도 미비하다. 강남역 사고피해자는 위로금 수천만원이 전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위탁업무를 자회사를 설립해 스크린도어유지보수 업무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위탁업체를 자회사로 무늬만 바꾸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다시 직영화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한 원로 노동운동가는 "박 시장이 메트로의 착취구조를 5년이 넘는 동안 방치하고 예산절감을 한다며 안전관련 예산 1000억원을 매년 줄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회사를 설립하면 메트로 퇴직자들의 전적으로 옮겨갈 게 뻔하다며 직접 고용하는 것만이 정답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박 시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노동계인사는 그동안 발생한 3명의 사고는 사회적 타살인 만큼 박 시장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메피아에 대한 비리 수사에 착수했다.
민자유치로 24개역에 대해 유진메트로컴에 장기계약을 해준 과정에 특혜가 없었는지, 외주업체와 계약과정에 뒷돈이 오고갔는 지 등에 대해 수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메트로 최고책임자인 이정원 사장은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박 시장이 임명한 인사들의 비리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이정원 사장이 사의표명도 나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최근 메트로통합에 실패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메트로 안팎에선 메피아들이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는데 지리시구려 얽힌 이권을 놓지 않으려 하면서 벽에 부닥친데다 메치아들이 비리사슬이 불거질 것을 미리 알고 사전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따라 메트로에 대한 수사진전 상황에 따라서는 박원순 시장이 최종 종착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