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방치한 헌법불합치 결정된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경찰이 직접 정부 입법을 추진한다.

2009년 9월 헌법재판소가 일몰 후 야간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0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국회에서 해당 법에 대해 개정처리를 하지 않아 입법 공백을 막기 위한 것이다.

경찰청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0조의 내용 일부를 구체화한 집시법 개정안을 최근 마련해 조만간 입법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현행 집시법 10조는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뒤에는 옥외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집회 성격상 부득이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한 경우에만 경찰이 조건부로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일몰 후∼일출 전'이란 집시법 10조의 '야간' 개념이 너무 광범위하고, 일출·일몰 시각은 연중 계속 달라지므로 해가 진 이후 옥외집회를 모두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집시법 10조 중 옥외집회 부분은 2009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헌재는 2010년 6월 말까지 대체입법을 주문했다.

그러나 헌재가 제시한 시한까지 관련 조항이 개정되지 않으면서 효력이 상실돼 이후 야간 옥외집회는 허용되고 있다.

경찰은 헌법불합치 결정이 야간 옥외집회를 전면 허용하라는 뜻이 아니라 '해가 졌다고 해서 무조건 제한하면 안 된다'는 취지라며 하루빨리 관련 조항을 개정, 입법 공백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이 추진 중인 집시법 개정안의 골자는 야간 옥외집회를 0시~07시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한국인 평균 기상시간이 오전 6시34분이라는 설문결과를 토대로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렇게 하면 개인 사정상 평일 일몰 이후 집회를 열거나 참가해야 하는 직장인, 학생 등에게도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되, 심야시간대까지 집회를 이어가다 발생할지 모를 위험은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야간 입장 차이가 커 처리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