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피폭지 히로시마를 방문한 것은 제 2차대전 말기인 1946년 8월6일 원폭 투하 이후 71년만에 처음이다.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미군기지로 이동해 헬기를 이용해 오후 5시께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오바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원폭 투하지점 근처에 조성된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한 뒤 몇분간 자신의 감상 등을 담은 메시지를 낭독했다.

그는 전쟁의 참상을 상기하면서 희생자를 애도하고 2009년 프라하에서 천명한 '핵무기 없는 세계' 를 재차 호소했다.

더불어 적에서 동맹으로 전환한 미일관계의 극적인 변화를 거론하면서 평화 구축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미래지향'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NHK와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는 하지 않있다.

아베 총리도 나란히 메시지를 발표했다.

현장에는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피단협) 대표위원을 맡고 있는 쓰보이 스나오(坪井直·91) 씨와 이와사 미키소(岩 佐幹三·87) 씨, 다나카 데루미(田中熙巳·84) 씨 등 원폭 피해자들과 학생, 정치인 등 100명 가량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는 원폭의 참상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된 원폭 자료관을 둘러봤다.

그러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헌화하지는 않았다.

미군의 원폭 투하로 1945년말까지 히로시마 주민 약 35만명 중 약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희생자 중에는 당시 일본 식민지였던 조선 출신자도 약 2만~1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