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국내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회원국들의 정부직위 제안 금지를 한 유엔 총회 결의사항 준수 여부가 또다른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엔은 1946년 1월, 1차 UN 총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했다. 1945년 10월 유엔이 창립된지 4개월만이다.

유엔총회는 "사무총장은 여러 정부의 비밀 상담역을 하기 때문에 '적어도 퇴임 직후에는" 회원국들이 어떠한 정부 직위도 제안해서는 안 되며, 사무총장 자신도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사무총장 약정서에는 4-b항 항목에서 사무총장의 퇴임 후 직위를 제한하고 있다.

적어도 퇴임 직후에는, 특정 회원국 정부의 직위를 맡아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다. 회원국이 제안을 해서도 안 되고, 사무총장 본인도 그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사무총장이라는 자리가 여러 정부의 정보를 많이 갖고 있으니까, 이 정보가 다른 회원국을 당황시킬 수 있다고 이유를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권고 사항이어서 당사자와 정부의 준수 여부 의지에 달려 있다.

반기문 총장 퇴임은 올해 12월로 만일 다음 대선에 출마해서 당선된다면, 퇴임 후 1년 있다가 회원국 정부의 수장이 되는 셈이다.

이 1년이 '퇴임 직후'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외교부가 비공식적으로 퇴임 후 1년이 흐른 뒤니까 퇴임 직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역대 유엔사무총장은 반기문 사무총장 전까지 7명이다. 이 가운데 대선에 출마한 사람은 2명.
4대 총장인 오스트리아의 쿠르트 발트하임 총재가 1985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5대 총장인 페루의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총장도 2000년 총리에 취임했다.

하지만 이 두 사람도 각각 퇴임 이후 4년 있다가 대선에 출마했고, 케야르 총장이 낙선한 뒤 총리에 오른 건 9년이 지나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