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글로벌 기업을 사칭한 이메일 해킹에 어이없는 사기를 당해 수백억 원을 날리게 생겼다.

LG화학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자회사 아람코 프로덕트 트레이딩으로측으로부터 납품대금 계좌가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아람코 프로덕트 트레이딩으로부터 나프타를 사들여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LG화학은 240억원을 송금했다.

아무런 확인이나 의심없이 보낸 LG화학이 보낸 계좌는 아람코 측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제3자인 가짜계좌였다.

240억 원은 LG화학 분기 영업이익의 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직원 280명의 1년치 급여에 해당한다.

기업을 상대로 한 사기는 지난해 상반기 61건으로 모두 중소업체다. 기업간 이메일을 해킹해 거래내용과 거래대금 규모를 파악한 뒤 가짜 이메일을 보내는 수법이다.

대기업이 어처구니 없는 사기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이메일 계정이 해킹된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외사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어처구니없는 이번 사기 피해로 국내 업계 1위인 LG화학의 허술한 자금 거래 체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