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판 박근혜식 노동법 개정이 강력한 노동자들의 저항에 직면했다.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친기업'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가 120명이 체포되고 경찰관 20명이 부상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노농총동맹(CGT)가 주관하는 총파업 시위에 노동자, 학생 등 50만명(경찰추산 17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이번 시위는 프랑스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하며 지난 3월 9일 1차 총파업 이후 네번째 총파업이다.

수도 파리에서는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을 향해 병이나 돌, 불붙인 타이어 등을 던지며 강력하게 항의했고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은 파리 외에도 낭트, 리옹, 마르세유, 툴루즈 등 주요 도시에서도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4명이 다쳤고 그중 3명은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시위자 124명을 체포했다고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이 밝혔다.

또한 낭트에서는 성난 시위자들에 의해 포르셰 차량이 화염에 휩싸였고 젊은이가 경찰을 향해 테니스 라켓으로 무언가를 쳐 보내는 모습도 목격됐다.

카즈뇌브 장관은 부상한 경찰관 중 한 명은 중태라면서 시위를 주도한 이들이 소수 '훌리건'에 의한 과격행위에 대해 문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뉘엘 발스 총리도 트위터에 "무책임한 일부의 폭력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이들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만 할 것이다. 경찰에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는 노동자를 좀 더 쉽게 해고할 수 있게 하는 등 노동시장 유연화를 골자로 한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당 정부는 10%에 달할 만큼 고질적으로 높은 실업률을 낮추려는 목표로 해고 요건과 주 35시간 근무를 완화하는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노동환경을 악화하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불안정하게 만들 뿐이라는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특히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이 25%에 육박하는 가운데 청년들의 반발이 거세 젊은이들은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등지에서 '밤샘 시위'(Nuit debout)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28일 야간에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행진하는 것을 일시 금지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노동자들과 청년층은 다음 달 세계노동절(1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