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기소된 의사중에는 남편과 아내가 모두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검사 변철형)는 26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의사 신모씨(57)를 구속했다.

또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로 의사 244명을 기소하고 11명을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현재 수사를 진행중이어서 입감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신씨는 2010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전문 제약업체 P사의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37차례에 걸쳐 3억여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10월 P사를 퇴사한 A씨는 지난해 제약업체와 의사 간 수억원의 리베이트가 제공됐다는 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했고 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벌여 지난해 10월7일 약사법 위반 혐의로 P제약회사 대표 김모씨(70) 등 임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주모씨(37) 등 의사 274명, 의료종사자 20명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리베이트를 알선한 의약품 브로커 3명은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제약회사 대표 및 임원인 김씨 등은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회사에 소속된 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영업소 영업사원 80여명을 통해 전국의 종합병원과 국공립병원, 보건소, 개인병원 등 554개 병원 의사 및 병원종사자 583명에게 61억5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현금과 상품권 및 주유권 등으로 제공한 혐의다.

의사들은 회사와 6개월, 1년 단위로 일정 금액의 의약품을 처방해 주기로 약속한 뒤 처방 금액의 15~30%를 일시불로 받는 특별판매 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들은 또 제약회사에 매월 처방량을 알려주고 처방 금액 대비 15~30%를 보상받기도 했다.

특히 부산 S내과 황모(53·여) 원장은 P사의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처방금액의 약 30%에 해당하는 3억6800만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황 원장이 이번에 구속된 의사 신씨의 아내로 공범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월 P사 관계자 7명과 의사 297명을 기소 의견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이송했다.

한편 검찰은 올해 2월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세계적 제약회사 '노바티스' 한국 본사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하고 수사 중이다.

한국 노바티스는 마케팅 대행업체 등을 통해 학술행사를 진행하는 방법들을 통해 의사에게 우회적인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자사 제품을 써주는 의사들에게 수백차례에 걸쳐 돈을 건네거나 골프여행 등 향응을 제공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C제약회사 영업이사 손모씨(47)가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