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국적의 메르스 의심 환자가 국내에 입국한 사실을 발견하고도 환자를 놓친 사실이 드러나 또다시 방역 허점이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는 13일 "최근 한국에 입국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적의 메르스 의심 환자 M씨(22·여)가 국립중앙의료원 음압병상에 격리 입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강북삼성병원은 이 환자가 처음 고열 등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을 때 메르스 의심 진단을 내리고도 응급실을 빠져나가도록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M씨는 지난 8일 오전 입국한 뒤 13일 새벽 2시쯤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나타나자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강북삼성병원은 이 여성을 메르스 의심 환자로 진단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신고했다.

문제는 그 후다. 이 환자는 응급실을 빠져 나와 자신이 묵고 있던 서울 중구의 한 호텔로 가버렸다.

질병관리본부는 경찰과 함께 부랴부랴 소재 파악에 나서 입국정보 확인 등을 통해 4시간이 지난 오전 6시쯤에야 신변을 확보했다.

이와관련 보건당국은 "환자가 격리될까봐 무서워 도망간 것으로 확인됐다. UAE 대사관 관계자가 해당 호텔로 와 관련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송이 두 시간가량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당국은 M씨를 국립중앙의료원에 이송한 뒤 음압병상에 격리하는 한편, 검체(객담 및 혈액)을 채취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낼 예정이다. 양성 여부 판정에는 대략 5~6시간이 소요돼 이날 저녁쯤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해 신고된 메르스 의심 환자는 모두 310건으로, 이 가운데 76건이 의심 환자로 분류됐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M씨는 올들어 국내에서 발생한 77번째 의심환자가 됐다.

앞서 지난해 지난해 발생한 메르스 사태는 한반도를 강타하며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사스에 대한 대처와 비교해 크게 차이를 보이며 많은 목숨을 잃어 박근혜 정권은 상당한 메르스 대처 부실이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정부 당국의 안일한 대처와 방역망에 구멍이 뚫리면서 38명의 사망자와 186명의 확진 환자, 1만 6000여명이 격리자가 발생했다.

당국은 이후 병원 응급실을 '감염의 온상'으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이용 제한 등 감염병 종합 관리대책을 벌이며 뒷북 행정이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감염 우려가 있는 의심환자가 응급실을 빠져나와 일반 시민과의 접촉이 잦은 호텔에 2~3시간 넘게 머문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년도 안돼 또다시 메르스 사태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