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심사 강화 이후 전국의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수준으로 떨어지고 거래량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1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1일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1월 말 3억443만원에서 3월 말 3억513만원으로 70만원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2만원이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약 24%에 그친 것이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도 올해 2~3월 153만원 상승해 작년 같은 기간(417만원)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36.5% 수준에 그쳤다.

지방 아파트는 상승률 둔화폭이 더욱 컸다.
6개 광역시의 경우 올해 2~3월 54만원 오르는데 그치면서 작년 같은 기간(365만원)의 15%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2~3월 평균 매매가 상승률이 800만원이 오르면서 전국에서 가장 상승률이 컸던 대구는 올해 마이너스로 돌아서 두 달간 67만원이 떨어졌다.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둔화된 이유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깐깐한 대출심사가 이어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은 주택 담보대출 시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1년을 넘길 수 없고 초기부터 원금과 이자를 모두 나눠 갚도록 강화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증가율도 둔화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3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53조3889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제외)으로, 1월 말(350조3801억원) 대비 3조88억원 늘었다. 담보대출 증가폭이 작년 동기간 6조7162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아파트 과잉 공급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급량은 약 52만호로 2007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올해도 37만호가 분양될 예정이다. 

실제로 공급량 누적으로 2017년 신규 입주예정물량은 약 34만호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공급물량에 대한 우려로 시장의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매매 거래량도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3월 서울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1만2085건으로, 작년 동기(2만1513건)의 대비 절반 수준(56.17%)으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비수도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지방 아파트의 경우 매매 심리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여 거래량 감소와 매매가 하락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과다 공급으로 2017-18년에 입주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정부의 가계 부채 대책 등으로 시장의 매수 심리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