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노믹스의 작년 나라살림 성적이 나왔다. 
경제부총리를 사퇴하고 올해 4.13 총선에 출마한 최경환 후보가 지난해 이끌었던 나라살림은 38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가 계속된 나라살림이 2009년 이후 6년만에 가장 크게 늘어났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재정 안정보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부양 정책을 확대한 결과다.
4년만에 '세수 펑크'에서 벗어나고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충당부채(미래에 지출될 연금 예상액) 증가율을 크게 낮췄는데도 나라살림은 오히려 더 빚만 늘어난 것이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재정불안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외국에 비해 재정안정이 우수하다고 하면서도 박근혜 정권 마지막해인 내년에는 재정 건전성에 바짝 신경쓰기로 했다.

특히 내년에 각 부처가 재량지출을 10% 줄여 일자리 창출 사업에 투자하라는 지적에 정부가 사실상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한 것이라는 평가다.

◇관리재정수지 6년 만에 최대 적자

기획재정부가 5일 발표한 '2015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관리재정수지는 38조원 적자를 기록해 1년만에 8조5000억원 늘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쌓아둬야 하는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의 흑자를 뺀 것으로 정부 재정실태 파악 지표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43조2000억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재정 적자추이는 2010년 13조원으로 줄었다가 2012년 17조5000억원, 2013년 21조1000억원, 2014년 29조5000억원 등 5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다.
보통 재정적자 비율이 GDP 대비 ±0.5% 이내이면 균형 재정 수준으로 본다.

통합재정수지 역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014년 8조5000억원에서 마이너스 2000억원(-0.01%)을 기록했다.
살림살이가 적자를 계속하면서 국채 발행으로 메꾸면서 전체적인 국가채무 역시 계속 늘고 있다.
2015년 국가채무는 590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세수가 예상보다 2조2000억원 늘었는데도 11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정 적자 규모가 오히려 커졌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도 재정건전성이 아직까지는 양호한 수준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2014년 기준)는 27개국 중 5번째로 낮다는 것이다.

에스토니아(10%), 룩셈부르크(23%), 뉴질랜드(31%) 등 한국보다 인구와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를 제외하면 멕시코(36%) 정도만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더 낮다.

다른 나라들이 국가채무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높다는 이유만 되풀이하면서 아직은 적자가 늘어나도 괜찮다는 것이다.

OECD 통계 기준으로 2014년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는 41.8%였지만, OECD 평균치는 115.2%에 달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고강도 재정긴축을 예고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증가로 국가채무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복지 예산 규모는 전체 예산의 3분의 1 수준인 120조원 규모다.

정부는 각 부처가 집행하는 보조사업 통폐합에 이어 내년에는 아예 부처 재량지출(정부 의지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예산)을 10% 줄이라는 지침을 내렸다.

올해 전체 예산에서 인건비, 기본경비 등 줄일 수 없는 비용을 제외한 재량지출은 168조원 규모로 지침에 따라 부처들이 10조원 이상의 '다이어트'를 해야한다.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과 함께 사회보험 개혁, 지방·교육재정 관리 강화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