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항공기내 청소 용역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 이름에 아시아나 문구 사용을 금지하도록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회사는 아시아나항공기 실내 청소를 하는 용역 노동자들이 '아시아나항공분회'를 결성하자 "노동조합 명칭에 '아시아나' 이름을 쓰지말라"며 수천만원 대의 소송을 제기했다.

31일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1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아시아나항공분회와 분회 조합원 7명을 상대로 "분회 명칭에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 ASIANA 등의 문구를 포함시켜선 안 된다"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인격권(상호권 및 명예권)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함께 해당 문구가 담긴 피켓·현수막·유인물 등을 사용하면 1회당 100만원의 간접 강제금을 물도록 해달라고 했다.

또 사측은 이와 별개로 노조원에게 3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전체 소송가액은 1억3000만원에 이른다.

이들의 평균 월급여는 120만원 정도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용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회사 이미지 실추 요인이라는 것이다.

항공기 내부 청소를 하는 '케이오' 소속 노동자들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분회' 노조를 설립했다.
케이오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아시아나에어포트와 지상 조업(기내 청소 및 수화물 운반) 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케이오 노동자들은 지난 2월부터 인천·김포국제공항 등에서 '업무수당 폐지 뒤 기본급에 산입' 등을 요구하며 홍보전을 벌여왔다.

이들은 기본급 85만 5200원에 27만 9000원가량의 업무수당을 합치면 기본급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면서 상여금 등이 삭감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노동조합에 대해 얼마나 천박한 인식을 갖고 있는 지 이보다 더 명확히 보여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평균 월급 120만원 받는 노동자들에게 요구한 금액이 3000만원이고 전체 소송가액이 1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삼성전자 서비스노조, 홍익대분회 처럼 원청의 이름으로 수많은 노동조합이 활동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의 논리대로라면 이들 노조도 모두 손배를 당하고 노조 이름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라며 "손배소 철회와 노동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재벌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도 "아시아나항공이 자사 항공기 기내청소와 수화물 탑재, 하역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결성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아시아나항공분회를 상대로 ‘아시아나’란 이름을 쓰지 말라며 거액의 손배소송과 가처분소송을 제기한 것은 인면수심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원청 사용자인 아시아나항공이 손배청구 등 갑질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