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철교 밑에 숨어있던 민간인 수백명이 미군의 총격으로 희생된 아픔이 서린 노근리 사건의 현장이 평화와 인권의 성지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정부는 위령사업의 일환으로 노근리 평화공원을 오는 9월 평화의 공원으로 조성해 개장한다.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7월 미군의 무차별적인 미군전투기가 나흘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포탄과 총알세례를 퍼부어 민간인 수백명이 미국 전투기의 총기난사에 쓰러져간 현장은 아직도 참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깊이 패인 탄흔이 고스란이 남아있다.

지난 1999년엔 누수를 막겠다며 시멘트로 덧씌워져 은폐 논란이 일었던 터널 내부에는 현재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1950년 7월 일어난 '노근리 사건'은 지난 1999년 AP 통신의 특종보도로 세상에 알려졌고, 정부 조사 결과, 150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13명은 아직 유해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시 13살이었던 정구호 할아버지는 그날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정 할아버지는 어머니가 자신을 살리려 당시 13살이던 정 할아버지를 끌어안고 "나는 죽지만 죄없는 애들은 죽으면 좋은데 보내달라고 기도를 했다"고 회상했다.

참혹했던 과거의 현장은 정부의 위령 사업에 따라 평화기념관과 추모의 비가 건립되며 평화와 인권의 성지로 변화하고 있다.
고통의 벽으로 불리는 조형물이 날카로운 형상의 금속재질은 비정했던 그날의 사건을 표현하고 있다.

우발적인 사건이었다며, 미국 정부가 피해 보상 없이 유감을 표명하는데 그친 가운데, 생존자들은 평화공원 조성이 사건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배수용 노근리사건희생자유족회 사무처장은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며 오는 9월 문을 열게 될 평화공원이 과거의 상처를 보듬는 미래의 희망이 되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