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나설 민주당 대선주자를 뽑는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3개주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세론을 뒤집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지만 샌더스 돌풍이 식지 않았음을 보였다는 평가다.

샌더스는 이날 3개 주 경선을 싹쓸이 하면서 반전을 도모할 동력을 얻는데 성공했다. 반면 일찍 대세를 굳히고 본선 준비에 나선다는 힐러리의 기대를 일단 유보하게 됐다.

이날 경선 가운데 최대 격전지였던 워싱턴 주에서 샌더스는 72.7%의 지지율로 27.1%의 클린턴을 압도했다.
알래스카 주에서도 샌더스는 81.6%를 얻어 18.4%를 얻는데 그친 힐러리를 눌렀고 하와이 주 역시 샌더스가 70.6%로 29.2%인 클린턴을 크게 따돌렸다.

이번 경선 결과에 따라 워싱턴주 101명, 하와이 25명, 알래스카 16명 등 모두 142명의 대의원이 득표율에 따라 배분된다.

샌더스는 이번 승리에 힘입어 다음달 5일 위스콘신주 경선에서도 승리를 자신했다.
샌더스는 위스콘신주 메디슨 유세를 통해 "경선이 서부로 진행되면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며 "우리 선거 운동이 모멘텀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경선은 힐러리의 주요 지지층인 흑인과 히스패닉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일반 유권자가 아닌 등록 당원들이 참가하는 코커스 방식이어서 샌더슨의 우세가 일찌기 점쳐졌다.

또 제조업 침체로 실업과 경제난을 겪고 있는 지역 민심이 소득 불평등과 정치 개혁, 무역협정 반대를 내세우고 있는 샌더스 지지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클린턴은 진보적 백인과 젊은 층으로의 지지층 확장에 약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경선은 젊은 세대와 진보주의자들에게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클린턴의 약점을 그대로 노출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경선으로 양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수는 힐러리 1793명, 샌더슨 985명이다.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수 2383명으로 힐러리가 크게 앞서고 있다.

2배 가량 앞서고 있는 힐러리 추격에 속도를 내야 할 상황에서 앞으로 치러질 뉴욕과 펜실베니아, 메릴랜드 등 대형 주는 클린턴의 우위지역이어서 샌더슨으로서는 추격이 만만치 않다.

다만 샌더스의 최근 전국적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며 클린턴과 사실상 동률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가 지난주 민주당 유권자 124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에서 힐러리와 샌더스에 대한 지지율은 각각 47%, 46%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