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9일 7일째 이어가던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를 1일 오전 전격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1일 오전 9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필리버스터 중단 선언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비대위원, 그리고 이종걸 원내대표와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심야 비대위원회의를 열고 필리버스터 중단 여부를 논의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따라 국회로 넘어와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의결된 선거구 획정안이 상정될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더민주 지도부의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은 29일 본회의에서 선거구획정안이 처리되지 못해 '총선연기론'이 불거질 경우 필리버스터로 인해 정치일정을 방해한다는 역풍일 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1일이 3.1절이라는 점도 부담이 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3.1절 기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을 비난하는 발언을 할 것이 예상되고 3.1절에도 필리버스터를 계속할 경우 역풍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컸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회법 106조에 따르면 무제한 토론을 할 의원이 없거나 국회의원 재적 5분의 3이상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국회의장은 토론 종결 선포 후 해당 안건을 지체 없이 표결해야 한다.

그러나 오전 9시 기자회견과 동시에 필리버스터를 즉각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필리버스터의 중단 시점에 대해 최종 결정은 의원총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의총에서는 중단 시점을 놓고 격렬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의총에서 초,재선 의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초선 의원들이 의욕적으로 수시간 동안 총력을 기울여 준비하고 사력을 다했는데 김종인 지도부가 맥빠지게 하는 결정을 한 것에 대한 비판과 역풍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초.재선 의원들은 박근혜 정권이 집착하고 있는 테러방지법이 통과될 경우 총선은 차치하고라도 정권교체는 사실상 물건너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야권에 대한 지지층 결집 효과를 냈던 필리버스터가 김종인 대표의 필리버스터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낼때 당내에서는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대표의 보수적 발언이 집토끼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게 당내 분위기였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9시, 12시 중단을 특정할 수 없다"며 "발언을 신청한 의원들에게 (중단을) 강제할 수 없다. 시간을 조율해서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항해에는 항상 역풍이 있다. 그 역풍을 순풍으로 바꾸는 것이 정치"라며 계속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고수했었다.

원내지도부는 이 같이 필리버스터를 3월10일까지 계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역풍을 우려한 비대위원들이 이를 반대하면서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김종인 대표와 의견이 맞서왔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이념 프레임으로 계속 끌고가면 우리 당에 이득이 될 것이 없다. 프레임의 전환이 없으면 안된다"며 "프레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 원내대표를 설득해 이 원내대표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