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됐다는 자료 발언을 번복하고 사과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또 핵 개발 사용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주무장관이 개성공단 자금의 유입 자료가 있다는 발언이 와전됐다고 사과한 지 하루 만에 국정 최고 통수권자가 똑같은 주장을 펴 국정 운영에 틈새를 노출해 스스로 국정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16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에 지급하는 달러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진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홍 장관이 개성공단 자금의 핵미사일 전용 발언은 와전됐다며 혼란을 줘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과 사실관계가 배치된다.

자금 전용 발언은 애초 홍 장관이 지난 10일 개성공단 중단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처음 언급하면서 비롯됐다.

이후 '개성공단 달러의 70% 노동당 서기실 상납' 등의 추가 발언으로 정치적 논란이 확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30억 달러가 개성공단 자금으로 지급됐다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조선을 비난하기에 앞서 대북지원했다는 30억 달러의 절대적 부분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임기 중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사과부터 했어야 하는 게 국민에 대한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연설을 본 네티즌들은 "저들은 사과를 모른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정부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개성공단 자금 전용 사실을 알면서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 된다며 증거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15일 국회 현안보고에서 홍 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됐고 홍 장관이 사과하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

이날 박 정권의 국회연설로 홍 장관과 박 대통령 간에 두 사람은 중 한 사람이 거짓말을 했다는 셈이 어서 청와대의 국정운영이 심각한 소통 부재를 드러낸 것이다.

통상 대통령 연설은 연설기획관이 일주일 전 작성하고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전날 국회에서 홍 장관이 사과한 것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연설문을 그대로 읽어버렸다.

국정연설을 하면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최종 책임자로서 국무위원의 발언조차 챙기지 않은 것이다.

최소한 14일 하루, 길게는 10일부터 14일까지 긴박한 시간에 청와대가 국정을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을 낳는 대목이다.

주무장관의 국회 답변으로 정부 발표의 내용이 과장됐음이 드러난 상황에서 다음날 대통령이 딴소리한 것은 국정운영에 심각한 소통 부재를 보여준 것이란 지적이다.

연설 하루 전 국회 상황을 박 대통령이 몰랐다거나 무감각했다면 국정운영 능력과 최측근 참모들의 보좌능력에 심각한 의문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안보관련 논의과정에서 충분한 확인과 검증이 부족한 상황에서 심증과 추정만 가지고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군부 출신 매파들의 일방적인 밀어부치기에 좌지우지되면서 대통령이 딴소리를 하는 결과를 낳은 청와대의 의사결정시스템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것이다.

국정과 국민을 생각하면 밤잠을 못 잔다는 대통령이 논란이 된 최대 국정 현안인 개성공단 중단에 관련된 주무장관의 국회 답변을 점검하지 않은 것은 국정 불안이라는 지적이다.

전파 낭비까지 하면서 모든 방송이 생중계하면서 이뤄진 개성공단 관련 언급을 하면서 정작 전날 나온 주무장관의 사과 발언을 누구 하나 챙기지 않고 미리 작성된 연설문을 그대로 읽어내려 가도록 한 청와대.

소위 문고리3인방은 눈감고 있었는 지, 안보실장과 비서실장은 경로당 갔었는 지 국정최고센터인 청와대의 하루가 제대로 돌아가는 지 국민의 궁금증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