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연설과정에서 수위높은 막말과 수구적 성향을 드러낸 문제아 부동산재벌인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은 허풍서니 거품이었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는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높은 열기속에 치러진 코커스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사전 예측을 비웃듯 도널드트럼프의 패배로 끝났다.

개표 결과 크루즈 의원이 2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24%로 2위에 머물렀다.
트럼프는 3위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23%)에게도 1%차이로 추격당했다.

크루즈 의원은 개표가 99% 진행돼 승리가 확정된 직후 연설에서 "풀뿌리 지지자들의 승리이고 아이오와 주의 전국에 있는 용기있는 보수주의자들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언론매체나 워싱턴 기성 제도, 로비스트들에 의해 선택되지 않았다"며 "아이오와 주민들이 그 점을 보였다"며 청중들을 치하했다.

그러면서 "역대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승리자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며 "이 위대한 나라를 만든 자유시장 원리와 헌법, 기독교 가치"를 지켜가겠다고 역설했다.

쑥쓰럽게 된 트럼프는 "명예롭게 생각한다. 나는 정말로 아이오와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처음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내게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0위 안에도 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날 결과가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어 "내일 오후 뉴햄프셔 주에서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반드시 대통령후보가 돼서 통합된 보수주의 운동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지난 몇 달동안 우리에게 기회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아이오와 주민들이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트럼프가 유리할 것이란 여론조사기관들의 예상을 비웃듯 빗나갔다.

2일 자정 무렵 개표가 99% 이상 완료된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의 투표자수는 모두 18만7000 명 가량으로 집계되면서 종전 최다였던 지난 2012년의 12만1354명을 크게 초과했다.

여론조사기관인 에디슨리서치는 이번 투표 참여자 중 46%가량은 이번에 처음으로 코커스에 참여한 사람이라고 추정했다.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 대다수의 공화당 안팎 관계자들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코커스의 투표율이 높을수록, 그리고 처음 투표 참여한 사람이 늘어날수록 트럼프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미국 몬마우스대학은 당초 이번에 투표자 수가 13만 명이면 트럼프와 크루즈의 지지율이 26%로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투표자가 17만 명 이상이면 트럼프가 30%, 크루즈가 23%로 트럼프가 완승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 이유로 트럼프의 지지자 대부분이 무당파나 정치 무관심 계층, 또는 코커스에 참여한 적이 없는 당원이라는 분석을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역대 최다 투표자수를 기록한 이번 코커스에서 트럼프는 크루즈에 3%포인트 이상 뒤지고, 3위인 마르코 루비오에도 바싹 추격을 당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번거로운 절차를 무릅쓰고 기꺼이 투표장으로 나와 생애 첫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이 트럼프보다는 크루즈를 택했다.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 그간 여론조사에서 표출됐던 트럼프의 높은 지지율 중 상당수가 허수였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코커스를 앞두고 막판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가 앞선 것으로 나오자, 보수 복음주의 개신교도를 포함한 크루즈의 '침묵하던' 지지자들이 결집했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트럼프의 부진은 그의 선거 유세에 몰렸던 많은 군중이 실제로 투표장에서 그를 택할 만큼 열성적인 지지자는 아니었다는 의혹에 불을 지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