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추진 중인 가칭 '국민의당'이 출발부터 고 김대중 대통령 마케팅으로 호남 유권자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첫 실패작으로 드러난 이희호 여사의 지지 발언을 가공했다가 결국 사과했다.

안철수 의원은 27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낙상으로 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문병했다.

이와관련 주변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씨가 더민주당에 입당해 아버지를 이용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면서 머쓱하게 된 상황에서 안 의원이 이 여사와의 면담 녹취록을 공개한 것과 관련 논란이 일면서 이를 진화하고 호남 민심을 붙들어매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한상진·윤여준 공동 창당준비위원장과 함께 이 여사를 찾아 쾌유를 기원했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지난 4일 새해 인사차 이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식 창준위 대변인도 브리핑을 갖고 이 여사와의 면담 녹취록 공개 문제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로, 이 여사께 큰 결례를 범했다"며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어 "조사결과 당시 수행한 실무진이 녹음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여사께도 이런 사실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자에 대해서는 오늘 내로 상응한 책임을 묻겠다. 직에서 배제하는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측은 면담 녹취록 공개 당시 이 여사의 사전 양해를 받지 않은 채 공개한 것도 문제지만 대화 내용도 일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안 의원측은 면담 직후 언론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희망을 느낀다.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고 말했다고 밝혔지만,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안 의원의 언급에 대해 이 여사가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만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의원은 지난 4일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새해 인사차 방문한 것이지만 탈당 이후 이 여사를 첫 만난 자리여서 정치권에선 신당 성공을 위해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안 의원 방문에는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임내현 황주홍 의원 등 주로 호남 출신 의원들이 동행했다. 

안 의원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가 새해 덕담과 함께 정권 교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는 말씀도 해주셨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또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 그 두 축을 가장 중심에 두고 신당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의원은 마포구 창준위 사무실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서 "지금 양당은 270석 이상의 의석과 오랜 역사, 시스템, 자금을 갖고 있지만 저희는 많이 부족하다. 아직 창준위이고 제대로 된 정당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며 "비교도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족하더라도, 미약하더라도 도와달라"며 "제3당이 자리잡으면 많은 것이 바뀔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제3당 혁명에 동참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한길 의원은 "국민의당에 모인 우리 모두는 열 중 아홉에서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고, 열 중 하나 정도 이견이 있는 부분은 토론과 대화로 뜻을 모아가고 있다"며 "지도부의 민주적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국민도 더 큰 희망을 우리 당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