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18시 경기북부, 강원지역 한파경보, 외출자제, 건강유의, 동파방지, 화재예방 등 피해없게 주의바랍니다."

국민안전처가 한파에 대비해 보낸 긴급 재난문자다. 

올들어 가장 추운 북극 한파가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한데서 입김을 날리며 비박(잠자지 않음) 농성을 하는 이들이 있다.

＃주한일본대사관 앞.

북극 한파가 최고 절정을 이룬 24일. 일주일째 동장군이 온몸을 움츠리게 하고 한강과 대지를 꽁꽁 얼어붙게 했지만 입김을 날리면서도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나선 대학생들.

주일대사관 앞에서는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대학생들의 노숙 농성이 한겨울에도 쉼없이 계속되고 있다.

한일정부간 위안부 합의에서 일본은 소녀상 철거를 기정사실로 합의한 것처럼 여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은 "정부가 일본의 사과를 진정으로 받아냈다면 일본이 진정 반성한다면 소녀상 철거를 뻔뻔하게 거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주지방환경청 앞.

이곳에는 녹색연합과 설악산지키기 국민행동/강원행동, 케이블카반대 설악권주민대책위 회원들이 침낭 하나에 의지한 채 야외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이 한파 속에서 이같은 무모한(?) 행동에 나선 것은  <설악산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절차 전면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12일부터 무기한 비박 농성을 시작한 이들은 30일 강원도청 정문 앞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주도하고 있는 최문순 강원지사와 강원도 등 지방자치단체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무기한 비박농성은 30일 집회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 결의를 높이고 대국민 참여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은 "오죽하면 국민들이 그렇게 나서겠는가라고 박근혜 정권은 정부 합동 업무보고를 받고나 대기하고 있던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 단체들이 준비해놓은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1천만 서명운동'에 애정(?)을 보이며 한 말이다. 그렇다. 오죽하면 국민들이 이렇게 나서겠는가"라고 농성에 나선이유를 밝혔다.

박그림 대표는 "비박농성은  '절박함' 때문이다. 설악산이 가지고 있는 생태적 가치와 전 국토에 2%밖에 안 되는 국립공원 절대보전지역을 지켜야 한다고, 또한 그것마저 지킬 수 없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했다.

우리가 설악산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 만큼 행동해야 할 마땅한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거짓' 드러난 환경영향평가, 중단해야 합니다" = 설악산케이블카 설치를 주관하고 있는 강원도 양양군은 환경영향 평가서(초안)을 제출한 상태로 원주지방환경청은 이를 검토 중이다.

박 대표 등은 환경영향평가 절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 또는 허위 작성된 경우에 반려하거나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행동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8일, 국립공원위원회는 7개 부대 조건을 전제로 사업을 심의하여 통과 시켰다.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7개 부대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하지만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는 국립공원위원회가 제시한 7개 부대 조건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서(초안)을 보면 <1. 탐방로 회피 대책 강화방안 강구조건>과 <7. 상부정류장 주변 식물보호대책 추진>의 부대조건 이행계획을 지난 국립공원위원회에 제출된 사업 자료와 전혀 차이없이 반영하여 제출하였고, 또한 <2. 산양 문제추가 조사 및 멸종위기 종 보호대책 수립>과 <3. 시설 안전대책 보완(지주사이의 거리, 풍속영향, 지주마다 풍속계 설치)>의 부대조건 이행계획은 직간접영향권의 직접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산양의 주서식지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이들은 시설안전논란에도 불구, 실제 측정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보안계획안을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4. 사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마련(객관적 위원회 구성)>을 위한 이행계획은 사업자가 아니라 '국립공원연구원'에서 연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원사업허가권자인 기관(국립공원연구원)이 사업자의 이행계획을 대신 수행하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또 환경영향평가서(초안)의 동물상 조사도 거짓 자료가 다수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행동 측은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세 번째 동물조사를 2014년 10월 22-24일 동안 실시했다고 나와 있지만, 조사 자료로 제시된 사진들은 다수가 2014년 것이 아니라 2011년에 찍은 사진들?이라며 "한마디로 거짓보고"라고 밝혔다.

이들은 "양양군의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초안)는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의 최소 조건인 7개 부대조건도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심지어 거짓 자료를 활용해 허위로 작성하기까지 했다"며 "부실투성이의 환경영향평가서인 것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충분히 반려하거나 절차를 중단시킬 수 있다"며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국회는 지난 12월 7일 사회적 논란과 갈등 해소를 위해 환경부에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사업자인 양양군은 "우리는 갈등이 없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갈등조정협의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사업자가 스스로 갈등이 없다고 판단하는 웃지못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환경부는 "사업자가 참여하지 않으니,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근거자료를 조작하고 주민의 갈등을 부추겨, 절대 보전해야 할 곳까지 토건업자에게 내어주는 '산으로 간 4대강' 사업이다.

현재 설악산케이블카사업은 불과 10% 남짓의 절차를 밟고 있다. 앞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 자연경관심의, 문화재현상변경심의 공원사업시행허가 등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