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교육 과정 예산을 놓고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만났지만 해법은 찾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만 주고받았다.

이 부총리는 전날(21일) 오후 3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를 찾아 교육청에서 새로운 대책은 내놓지 않은 채 예산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감들의 의지만 있다면 누리과정 예산을 충분히 편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정부는 2016년 교부금을 교부할 때 누리과정 소요액을 원아 수에 따라 산정해 교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감들은 누리교육 과정은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는 점을 내세워 반박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누리과정은 대통령 공약사항이고 국가사업”이라며 "국가사업을 지방에 넘기려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함께 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도 "어린이집은 원래 교육부가 아니라 보건복지부 책임"이라고 가세했다.

이 부총리는 해법도 마련하지 않고 중간에 자리를 뜨려했고 이 교육감은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좀 더 들어달라"며 잡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총리가 협의회장을 빠져나갔다.

이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자기 할 이야기만 하고 가버리면 되나"라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교육감들은 공동합의문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위법이자 공교육 포기"라며 "누리과정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를 정부가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사립유치원장들은 임금 체불이 될 상황이라며 당국에 해결을 촉구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와 경기도지회는 잇달아 집회를 열고 예산집행을 촉구했다.

정부의 누리과정(어린이집) 지원 거부가 유치원까지 불똥이 튄 것이다.

경기지회 소속 유치원장과 교사 등 700여명은 21일 수원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당장 25일 교사들의 월급 대란을 해결하지 못하면 유치원들은 곧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목청을 돋웠다.

서울지부 소속 원장들은 서울시의회를 항의 방문해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을 만나 사태 해결을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정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을 지원하기 전까지는 유치원도 형평성 차원에서 예산을 편성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