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발생한 4대강 사업구간인 낙동강 구미시 해평 취수보 붕괴로 수돗물 공급중단이 4일째인 11일에도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편가중이 심화되고 있다.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당초 발표한 것과 달리 복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한국수자원공사(수공)의 허술한 취수원 관리와 구미시의 사후 처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이번 수돗물공급 중단으로 구미와 김천, 칠곡 지역 50여만명과 구미공단 입주기업체들에게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구미시는 구미시와 칠곡군 전역에 단수가 된 뒤 9일 오전부터 일부 지역에 수돗물 공급이 재개했지만 복구와 수돗물공급 재개가 수자원공사의 발표대로 제때 공급재개가 되지 않고 있어 오히려 이를 믿은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수공은 9일 “이날 오후에는 물공급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10일까지도 구미와 칠곡 상당수 지역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또 구미국가산업단지 일부에는 공업용수마저 공급되지 않아 기업들이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와관련 구미시는 "수자원공사 생산량 감소와 수요량이 폭증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급중이던 지역 중 일부 지역이 공급중단되고 있으며 급수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상공회의소 조사팀 쪽은 “9일 구미산업단지 입주 업체들이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예상가능한 사고상황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수공과 단수사실을 기업에 제때 연락조차 안 해준 구미시에 불만을 쏟아냈다”며 “조업차질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나흘째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한 시민들은 "사고가 났으면 수습이라도 제대로 해야하는데 시에서 지역별로 물을 골고루 공급하지 않아 일부 동네는 4일째 씻지도 못하고 있다”며 “생활용수를 공업용수로 우선 공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4공단 배수지(옥계동, 양포동, 양호동, 금전동)는 정상가동중이지만 공업용수 공급 증가에 따른 생활용수 감소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처럼 단수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가물막이 복구가 늦어지면서 수공이 임시로 수중펌프로 취수를 해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평소 하루 공급량에 5만t 모자라는 21만t만 공급하고 있는데다, 비어있던 수도관에 물이 채워지는 과정에서 평소보다 물소비가 늘었다는 게 수공 쪽 설명이다.

이번 단수 사태는 수공이 4대강 사업으로 취수장 주변 강 바닥을 준설하면서 수위 변동이 심해지자, 안정적 취수를 위해 설치한 물막이용 시트파일 200m 가운데 20m가 준설의 여파로 거세진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4대강사업 현장에서 해평취수장의 가물막이가 허술해서 보강해야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수공 쪽이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사고가 터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사태를 수습하려는 사후대책 마저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구미상공회의소는 긴급간담회에서 "문제의 당사자인 수공 관계자 입회가 이뤄지지 않아 무엇하나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성토만 이뤄졌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실시간 상황에 대한 브리핑도 외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피해가 반복되면서 피해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화 작업도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수사태가 종료되면 피해상황에 대한 보상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자영업자들의 휴업으로 인한 피해와 공장가동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등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