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와 관련 북한의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지역 안보 협력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한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사에서 "최근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이 진전되고 있음에도 위안부 문제라는 현안 때문에 한일 간 안보 협력은 사실상 동결돼왔다"면서 "북한이 지난 5월 잠수함발사 미사일(SLBM) 수중발사에 성공하는 등 위협이 현실화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또 지난해 5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발사에 성공하는 등 안보 위협이 현실화되자 미국이 한국에 '한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도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미국의 우회적인 압박이 있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이 메시지 이후 박 대통령이 지난해 상반기에 위안부 협의를 진전시키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박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1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위안부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으며 협상의 마지막 단계(final stage)에 있다"고 말했을 때는 이미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당시 박 대통령의 '마지막 단계' 언급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는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었다.

신문은 이와함께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한국 내 여론 등의 상황을 언급한 뒤 "(이번 위안부 합의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정대협)의 영향력이 작아진 것과도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요미우리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 같은 안보 문제와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지난해 12월 29일 자 동아일보 사설을 거론하고 합의 직후 한국의 언론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런 분석은 정부는 합의 직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연령이 고령이어서 시간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2014년 4월부터 시작된 국장급 협의가 진전이 없자 지난해 초부터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의 협상 채널이 가동됐다고 보도했다.

별도 채널이 가동된 원인 중 하나로 "대일 강경론자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통해서는 박 대통령에게 일본의 의향이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 채널은 한국 헌법재판소가 한일 청구권 관련 헌법소원을 각하한 지난해 12월 23일 심야까지 가동됐고 이 자리에서 합의 사항의 대부분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합의 사항은 다음 날 야치 국장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보고했으며 곧이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의 방한이 결정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