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찾아 협상결과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달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협상이 굴욕협상이었다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비판에 적극 대응하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은 구랍 31일 위안부 협상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청와대ㆍ정부 고위 인사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다시 만나 설득하는 등 자세를 낮추며 비판 여론 달래기에 나설 것이라던 관측과는 정반대다.

박 대통령은 지난 28일 협상 타결 직후 '피해자 분들과 국민들이 이해해 달라'는 취지의 한마디 메시지를 낸데 이어 사흘만이다. 일각의 협상무효와 재협상 요구에 대해 더이상 협상은 없다는 뜻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을 압박해 끌어낸 협상치고는 성공적이며, 협상 결과를 높이 평가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일본 정부에 책임 인정과 공식적인 반성,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고, 가능한 범위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루었다는 판단으로 합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정부는 총성없는 전쟁터와 같은 외교 현장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임해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특히 "소녀상 철거를 전제로 돈을 받았다는 등 사실과 전혀 다른 보도와 유언비어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 언론의 이중플레이와 야당과 언론ㆍ시민단체 등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협상 성과를 퇴색시킨다는 불만도 보였다.

청와대는 "피해자 분들이 평균 89세의 고령이시고 한 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드려야겠다는 생각" "올해만도 아홉 분이나 돌아가신 상황에서"등을 언급하며 '연내 타결이라는 무리한 목표에 쫓겼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도 이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번 합의를 대승적 관점에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윤 장관은 "일본이 과거 어느 때보다 진전된 안을 갖고 나왔고 이런 기회를 놓치면 협상이 장기화하고 자칫 영구 미제로 남을 수 있었던 만큼 피해자들이 생존해 계실 때 타결할 필요가 있었다. 국제사회도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가 정면돌파를 선택하면서 정부 고위인사들도 최선의 협상결과라는 점을 당정청이 한목소리내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여론의 추이를 보면서 여론 악화 정도를 살펴가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날 지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 위안부 문제 합의 직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일본의 잘못된 역사적 과오에 대해서는 한일관계 개선과 대승적 견지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피해자 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이해를 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은 우리 국민들이 피해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피해자분들이 대부분 고령이시고 금년에만 아홉 분이 타계하시어 이제 마흔 여섯 분만 생존해 계시는 시간적 시급성과 현실적 여건 하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이루어 낸 결과로, 이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정신적인 고통이 감해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번 합의를 계기로 피해자 분들의 고통을 우리 후손들이 마음에 새겨 역사에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중요한 것은 합의의 충실하고 신속한 이행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경감되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협상 전 과정에서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상처가 치유되는 방향으로 이 사안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지켜왔다”며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국제여론에도 위안부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