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고수준의 악단인 모란봉악단과 청봉악단이 올들어 해외공연에 나서며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대북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공을 들여 만든 모란봉악단과 청봉악단이 김정은 시대의 북러, 북중관계를 다지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남측에서 걸그룹 전성시대를 빚대어 남측 언론들이 북한판 걸그룹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과는 의미에서 큰 차이다. 남측 언론들이 시각적 효과와 자본주의적 퇴폐성 흥미본위로 바라보며 이 악단들의 짧아진 스커트 길이와 노출, 악기 등 현상만을 보기 때문이다.

대북전문가들은 모란봉악단과 청봉악단은 정치사상적 문화교양 사업에 복무하고 있다. 해외공연까지 나가면서 그 역할이 동맹국인 러시아와 혈맹국인 중국과의 관계증진에 외교 역할을 띠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북한은 김정은 제1비서의 특별지시로 2012년 모란봉악단을 결성했다. 뒤이어 청봉악단이 구성됐다.

청봉악단은 지난 7월 러시아에서 첫 해외공연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행보에 불만을 가졌던 김 제1비서는 지난해 최룡해 당비서를 러시아에 파견해 푸틴과 회담을 가진데 이어 올해 여름에는 청봉악단의 첫 해외공연국으로 러시아를 택했다.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북중관계를 견인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던 것으로 해석됐다.

북한은 중국의 전승절 70주년 때도 빨치산 후예인 최룡해를 보내 예우를 갖추면서도 간접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중국은 지난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당 서열 5위의 류윈산을 외교사절을 보내면서 조중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성의를 보이고 나섰다.

이에 북한은 청봉악단보다 더 비중이 있는 모란봉악단을 파견하면서 조중관계 개선을 위한 중국의 성의에 화답하는 성격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모란봉악단 외에도 공훈합창단도 함께 파견했다. 이들은 9일 기차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10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모란봉악단은 창설 이래 첫 해외공연을 중국으로 택했다. 사흘 일정으로 12일 베이징 국가대극원 오페라하우스에서 첫 공연의 막을 올린다.

이번 공연은 일반에 표가 판매되지 않고 중국의 당·정·군 등 주요 인사들에게만 초청장이 발송됐다.

문화공연 형식을 통해 피로 맺어진 양국관계의 공고화를 위한 외교적 의미가 크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