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글로비스가 협렵업체를 특별한 이유없이 퇴출시킨 것으로 드러나 갑(甲)질 횡포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비스 충남 당진영업소는 현대제철 출하물량을 운송하는 협력업체들에 대해 지난 5월말 운송 위탁 재계약를 맺었다.

글로비스 당진사업소는 이 과정에서 다른 업체들은 모두 운송하청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유독 A업체에 대해서만 운송협력 재계약을 맺지 않고 퇴출시켰다.

문제는 글로비스가 A사를 퇴출시킨 이유가 '업무와는 무관하게 황당한 이유를 들어 반강제적으로 내몰듯하다시피 퇴출을 통보조치했다는 것이다.

글로비스 당진사업소에 근무하는 실무관계자들은 A업체가 오너 일가였던 모 계열사 B 전 대표와 인척관계였다는 이유만으로 재계약을 거부했다.

하청협력업체 계약관리 부서의 한 관계자는 특정인물의 측근이었다는 이유를 들이대며 "이제는 B대표가 현대차그룹과 끈이 끊어졌으니 A업체도 이젠 그만둬야 한다"며 상당한 압박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비스 당진사업소 측은 A업체에 대해 수개월 전부터 "5월말일까지만 운송업무를 하는 것으로 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글로비스는 이 과정에서 A업체에 대해 '운송협력 계약을 포기하며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각서까지 요구해 각서를 써줬다고 한다.

이 때문에 A업체와 관련된 개인 주주들과 투자들도 1년만에 손실을 보게 됐다.

일부 투자자는 "거덜이 나게 생겼다"고 울상이다.

이와 관련 글로비스 당진사업소 측에 20일부터 수차례 연락을 취해 입장을 듣고자 했지만 당진사업소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당진사업소 여성 관계자는 "취재와 관련해 소장님께 보고는 드렸는데 ...."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재계약 포기 각서를 써줬다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운송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선 글로비스 협력업체로 선정되는 것 자체로 위상제고가 된다며 그 이유로 일감이 안정적이고 결제 조건도 좋아 협력업체만 되면 일감 확보는 따논 당상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위기다.

실제로 협력업체 가운데 외환위기 직후 그룹 재정이 휘청거렸던 범 현대가의 모 그룹은 글로비스 당진사업소에서 일해 다시 일어서라는 그룹 최고위층의 배려로 글로비스 당진사업소 협력업체로 들어가 현대제철 당진공장 출하물량을 운송하면서 재기하는 발판을 마련해 매각했던 서초구의 그룹 사옥을 다시 매입하는 등 재기에 성공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글로비스 협력업체가 되면 글로비스 당진 센터에 입주해 현대제철 운송업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협력업체가 되기위해 경쟁이 치열하고 줄을 댈 수 있는 인맥을 찾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게 공공연하다.

당진 센터 입주한 협력업체 중 한곳은 정부 고위관료 출신과 관련된 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송업계 종사자는 "운송업계 현실에서 이런 알짜 일을 포기한다는 것은 압박이 얼마나 심했는 지를 짐작하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