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를 넘는 역사를 지닌 한국의 대표적 영화시상식인 대종상 영화제가 파행 위기를 맞았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 남녀 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20일 오후 열릴 예정인 제52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황정민(국제시장), 하정우(암살), 손현주(악의 연대기), 유아인(사도, 베테랑) 4명이 올랐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김윤진(국제시장), 전지현(암살), 김혜수(차이나타운), 한효주(뷰티 인사이드), 엄정화(미쓰 와이프)가 후보 명단에 올랐다.

대종상 영화제 하일라이트인 남녀 주연상 후보 전원은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또 전지현은 출산 준비로, 김윤진 김혜수 엄정화 한효주는 기존에 이미 잡힌 일정을 이유로 참가할 수 없다는 이유를 통보했다.

감독상 후보들도 참석이 불투명하다. 류승완 감독(베테랑)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고 최동훈 감독(암살)도 이날 해외에서 귀국할 예정이다.

인기상 후보로 거론되는 김수현과 공효진도 일정상 참가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에 대거 불참 통보는 대종상 주최 측이 지난달 밝힌 지침에 배우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종상 주최 측은 지난 10월 기자회견에서 "올해 수상자 두 명을 선정해서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겠다"며 대리수상 불가 방침을 천면했다.

배우가 아무리 좋은 연기를 펼치고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아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주지 않겠다고 못박은 것이다.

대종상의 이러한 입장은 수상 여부에 관계없이 시상식에 참여하려 했던 다른 후보들마저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종상은 현재 시상식을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영화계 일각에서는 "주최측이 갑질 회견을 하고 배우들을 길들이려는 의도로 권위주의로 비쳐져 거부감을 일으킨 것 같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