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이 후계자인건 당연한 일 아닙니까. 그건 간단한 문제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광윤사 등기이사에서 해임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반전 국면을 맞은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회장을 언론에 공개지지를 선언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16일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 34층 집무실에서 언론 입회 아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탈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지지를 하고 있음을 확인해준 것이다.

신 총괄회장은 귀가 잘 들리지 않는듯 큰 소리로 여러 차례 반복해야 알아들었고, "나는 아직 10년, 20년 일 할 생각"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초고령(94세)임을 감안하면 건강 상태가 크게 나쁜 것은 아니나, 현재 명확한 사리분별과 판단이 가능한 상태인지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지지를 신동빈 회장이 역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그만큼 이제부터 남은 것은 철저한 법적 공방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날 신동주 신동빈 형제는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리를 놓고도 대립을 보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인 SDJ코퍼레이션은 16일 정오께 보도자료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자신의 롯데호텔 집무실 주변에 배치한 직원을 해산하고 CCTV를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친필 서명이 담긴 통고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측은 신 총괄회장의 승낙을 받은 사람의 통신·방문 방해 행위 중단,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거처·지원인력 관리를 총괄하게 할 것, 신 총괄회장의 즉각적인 복귀와 명예회복, 불법적인 경영권 탈취에 가담한 신동빈 회장 등 임원 해임과 민형사상 책임을 담은 내용증명을 이날 정오께 발송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와 별도로 신동빈 회장 앞으로 "통고서 내용대로 시행해주기를 바라며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아버님 거소(거처)인 롯데호텔 34층의 관리를 내가 총괄할 예정이니 그리 알기 바란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작성하고, 실행에 옮겼다.

신동빈 회장측인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은 롯데호텔 본관 36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가족 외에 확인되지 않은 제3자를 대동하고 출입하면서 인터뷰와 신 총괄회장 명의의 문서를 만들고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고령의 총괄회장을 이용해 분쟁과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