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홍준표 경남도지사가 6일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3년에 이어 두번째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남도 국정감사에서 홍준표 지사는 국감위원들이 요구한 자료제출에 성실하게 제출하지 않고 답변도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하는 등 비상식적 태도를 보였다.

이날 국감에서 홍 지사는 인사말과 업무보고에만 40여분을 끌었다.

홍 지사는 임수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도에 요청한 112건의 자료 중 22건만을 받았다"며 자료 제출 불성실을 지적하자 "지방사무 감사 권한은 지방의회에 있고 국가사무 감사 권한만 국회에 있다"고 대답했다.

같은당 강창일 의원은 "국회의원 해봤으면서 왜 그러느냐. 자료는 제출하고 지방사무와 국가사무에 대한 질문은 국회의원들이 알아서 묻는다"며 "국감 자료도 60%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진선미 의원도 "지방사무와 국가사무의 구분을 어떻게 뚜렷이 구분할 수 있느냐. 경계가 모호하다"며 따지자 홍 지사는 "어허참. 답변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어 "과거 경남도 국감에서도 지방사무라며 진주의료원 폐업 관련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변한게 하나도 없다"며 "'어허 참'이 뭐냐"며 따졌다.

결국 이날 국정감사는 홍 지사의 수감 태도 논란으로 30여분간 정회됐고 진영 행안위원장은 "국감 자료제출과 관련한 논란으로 처음 정회를 했다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홍 지사는 위원장 말씀을 참조하고 잘 검토해 자료를 제출할 수 잇는 부분은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2013년에도 국정조사에서 부적절한 수감 태도 논란을 빚었다.

당시 홍 지사는 민주당 김현 의원이 밀양송전탑 사태에 대한 중재 약속을 지키지 않은 문제를 거론한데는 "에이..."라고 말을 했다.

김 의원이 "에이가 뭐냐 국감장에서? 정치하시다가 도지사 하니까 적응을 못하나? '에이'가 뭐냐?"고 항의했고 김태환 위원장(새누리당)으로부터 홍 지사에게 "발언을 조심해서 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진선미 의원(당시 민주당)이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해 질의를 할 때는 진 의원의 말을 자르고 언성을 높이다 위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홍 지사는 말할 때 톤을 낮춰라. 감정이 앞서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줄 정도였다.

홍 지사는 또 의원들과의 질의 답변 중에는 계속 웃기까지 했다가 김 위원장으로부터 "계속 웃는 태도는 국감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받았다.

김현 의원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국감에서 피감기관의 장이 이렇게 고압적인 자세로 의원들을 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국감을 통해 홍 지사의 독선과 고압적인 태도를 확인했다"며 "경남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평가했다.

당시 홍 지사의 이런 태도는 시민단체로부터 불성실 피감기관장으로 선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그해 11월 '2013 국회 국정감사 불성실 피감기관장'으로 선정됐다.

경실련은 불성실 피감기관장으로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안세영 경제인문사회연구이사회 이사장 등 4명을 선정했다.

경실련은 홍 지사를 선정한 이유로 "4선 의원 출신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국정감사 답변태도가 저급했다. 의원들의 질의에 '에이'라고 말하는가하면 질의를 수차례 자르고 언성을 높이다 경고를 받기도 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한편 6일 국정감사에서 경남도는 청렴도 조작 논란이 지적됐다.

임수경 의원은 국감에서 경남도가 감찰 정보를 유출해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순위를 끌어올리는 꼼수를 부렸다고 따졌다.

임 의원은 “2014년 6월 경남도 공무원들이 도로관리사업소 내 행자부 암행감찰반이 탄 차량 번호와 탑승자 2명의 인물사진까지 찍은 후 이메일로 직원들에게 전파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행자부 감사결과 처분서에서 경남도 공무원들의 이 같은 행위를 불법 행위로 규정했다고 지적했다며 “2013년 14위에서 2014년 3위로 오른 경남도의 청렴도는 가짜 성과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청렴도 순위를 조작하지는 않았다. 청렴도 대책에 대해서는 오늘 처음 듣는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