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달 1000회 특집으로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2부작을 제작했다.

지난달 12일에는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2부에서 VIP의 비밀 메뉴얼 편을 다뤘다. 재벌이 회삿돈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 백태를 다룬 내용이다.

제작진은 제보자들로부터 기막힌 사연을 들었다. 효성 조현준 사장에 관한 이야기였다.

조현준 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한 상무는 조 사장의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효성그룹의 계열사 경영지원팀에서서도 오래 근무한 것으로 돼있다.

계열사 기록에는 직원들의 전공과 출신학교들이 기록돼 있는데 유일하게 한 상무 정보만  공백으로 나와 있다.

2006년 1월부터 월급을 받은 한 상무. 계열사 사장이 월급 640만원을 받는데 인데 한 상무의 월급은 1163만원이었다. 2010년에서야 사장과 한 상무의 월급이 비슷해지는데 (사장 1175만원) 그동안 한 상무의 월급은 오르지 않았다.

한 상무는 계열사 촉탁으로 월급이 나왔지만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고 이는 한 상무의 것이 아니었다. 한 상무는 유령직원이었고 명의가 그쪽(조 사장)으로 간 것이라는 것이다.

제작진은 앞서 조 사장이 특별한 직원채용을 지시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회사에 유령직원으로 취직했던 제보자를 어렵게 만나 속사정을 들었다.

C씨(여)는 "사장님이 회사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이력서와 (월급수령을 할) 통장을 넘겨줬다"고 했다.

하지만 제보자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이후 통장을 해지할 때서야 유령회사의 검은 돈 세탁용으로 자신의 통장이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조현준 사장이 홍콩에서 보석사업을 벌였으며 수익금이 증발했다는 내용도 다뤘다.
또 조 사장이 예술품 펀드를 운영하다가 실패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정작 그 손해를 효성 측에서 떠안아 회삿돈을 개인의 금고돈처럼 횡령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익명의 제보자는 미술품 목록을 보내왔다. 56개의 목록에는 억대가 넘는 것도 있었고 그림의 일부는 골프장에 걸려 있는 것으로 돼있어 제작진은 해당 골프장을 찾았다.

하지만 골프장 출입은 불허됐고 제작진 주변에는 이상한 차량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포착됐다. 제작진의 동향을 지켜보는 감시차량이었다.

제작진은 조현준 사장에게 재판을 받고 나오는 도중 어떻게 된 것인 지 묻는 등 수차례  취재를 요청했지만 피하기만 했다.

제작 담당 PD는 직접 법정에 출두하는 조현준 사장을 찾아가 "잠깐만 촉탁사업 때문에 그런다. 사장님은 아시지 않느냐"며 "홍보팀 답변이 부족해서 그렇다. 사장님이 답해달라"고 했지만 경호원들의 강력한 제지를 받아야 했다.

조 사장은 이에 대해 "제가 지금 재판을 받고 있고 그것에 대해선 말씀 드릴 수 없다. 재판받는 거랑 연관이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 정식으로 요청하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PD는 "요청을 했다. 요청을 드렸는데 거절하셨다"고 했지만 조 사장은 '그 사실을 모른다'며 "그렇게 억측하지 말고 정식으로 인터뷰 요청을 하라"고 했다. 하지만 다시 요청한 인터뷰는 이뤄지지 않았다.

방송 직후 효성그룹 측은 "'그것이 알고싶다'측이 일부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만 근거로 해 악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며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그룹은 방송 다음날인 지난달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내용의 대부분은 사실과 크게 다르다"며 "제보자들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근거로 하여 악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효성 측은 "방송에서 제기한 의혹의 대부분은 회사 차원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라며 "비자금 조성 목적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재판중이거나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 방영에 더 신중하도록 한 방송심의규정에도 불구하고 분쟁 당사자의 일방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그간 제기한 의혹들을 그대로 제작, 방영했다는 주장도 폈다.

이어 "객관성과 공정성을 엄격히 적용해 제작돼야 할 공중파 방송의 탐사저널리즘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악의적인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하여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준비 중에 있다"며 법적대응 방침도 밝혔다.

효성그룹은 아직까지 법적조치는 취하지 않은 상태다. 방송 직후 신속하게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보도내용을 부인하고 법적 대응을 밝힌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효성 관계자는 "현재 소송을 제기한 상태는 아니다. 준비가 끝나는대로 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효성측이 제작진을 상대로 소송을 실제로 제기할 경우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대해 재벌이 취재에는 응하지 않다가 법적 소송이라는 수단을 통해 재갈을 물리려한다는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