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공사현장인 여주 강천보 가물막이가 1년도 안돼 또다시 불어난 물에 휩쓸려 무너졌다. 

1일 4대강 사업구간인 경기 여주군 강천보 가물막이가 또 다시 붕괴돼 공사장이 침수되고 공사장비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환경단체들은 “공기 단축을 위해 가물막이를 대충 설치하고 공사를 하다보니 이런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1일 새벽 3시30분쯤 여주읍 단현리 강천보 우안(右岸) 공사장 가물막이(수면위 높이 3m, 길이 600여m) 3곳 250여m가 붕괴됐다. 이 사고로 공사 현장에 있던 길이 15m의 300t짜리 크레인과 굴착장비가 1.2ｍ 가량 물에 잠겼다.

강천보는 현재 강 중간에 1~2번 수문공사가 끝난 상태에서 2개 수문을 통해 강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우안현장은 3~7번 수문공사를, 좌안(左岸) 현장은 소수력발전소를 각각 건설 중으로 2개 현장 모두 가물막이가 쳐 있다.

공사장 관계자는 "초당 800여톤 정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지만 초당 1000톤이 내려와 무너졌다"고 밝혔다.

시공업체는 긴급 복구에 들어갔으나 유실된 가물막이 복구에 1주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강천보 인근인 대신면 천서리 이포보 3공구 현장의 하류방향 오른쪽 강둑 70m 구간도 급류에 유실됐다.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강천보가 있는 여주읍은 82㎜, 이포보가 있는 대신면은 91㎜의 비가 내렸다.

강천보의 경우 지난해 6월에도 가물막이가 붕괴로 가로 30m, 세로 100m 가량의 면적이 침수되면서 공사장 안에 있던 포클레인 등 중장비 2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바 있다.

환경단체들은 시공업체가 공기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인재라고

여주환경운동연합 측은 아무리 공사 기간중 임시로 설치하는 가물막이라지만 시트파일(sheet pile·물막이와 흙막이 등을 위해 박는 강판으로 된 말뚝)을 박아 집중호우에 대비하고 붕괴를 막았어야 한다”면서 “공기 단축을 위해 모래로 대충 뚝을 쌓고 공사를 하다보니 이런 일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날 여주 지역에 내린 비는 시간당 80~90㎜로, 장마철과 비교할때 그리 많은 량이 아니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시공업체가 안일하게 대처한 결과 벌어진 인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천보 시공업체 관계자는 “4월에 내린 비로는 500년만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우였다”면서 “붕괴된 가물막이는 1초당 828t의 물을 유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이날은 집중호우로 인해 1초당 1000t씩 물이 과다하게 유입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붕괴된 것으로 인재가 아닌 천재”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