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고만 추천하지, 팔라고는 권하지 않는다"
증권사의 보고서에서 매도 추천을 하지 않는 관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민 의원(새누리당)이 2011년 이후 올 7월까지 국내 및 외국계 증권사 각 10곳의 매도 보고서 비율을 조사한 결과 각각 0.05%(4만9580건 중 23건)와 9.81%(1만8707건 중 1835건)로 나타났다.

외국계 증권사가 1만 건당 981건의 매도 보고서를 내놓는 동안 국내 증권사는 고작 5건만 내놓았다는 뜻이다.

매도 보고서가 없다 보니 증권가에선 "중립이라 쓰고 매도라 읽는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온다.

하지만 중립 의견도 많지 않았다. 국내 증권사의 중립 보고서는 9.68%로, 외국계 증권사 평균(28.12%)의 1/3에 불과했다.

국내 증권사 매수 보고서 비율은 90.27%로, 외국계 증권사 평균(62.07%)을 크게 웃돌았다.

증권사들의 매수 추천 보고서 남발은 투자자들의 피해로 연결된다.

내추럴엔도텍의 백수오 사건과 대우조선해양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엔도텍 주가가 고공행진을 할 때인 지난 4월22일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주당 8만원대이던 이 회사 주가는 한 달 사이 17번 하한가를 기록하며 8000원대로 곤두박질했다. 하지만 이 종목에 대한 매도 보고서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매수 보고서는 올 들어 4월까지 6개 증권사가 총 13건을 냈다.

또 지난 6월 25일에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해양플랜트 쪽에서 손실이 파악됐다.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달 23일 유진투자증권이 매도 보고서를 낼 때까지 대우조선해양 매도 보고서는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대우조선해양 관련 보고서는 총 12건이 나왔지만 모두 매수 보고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