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인구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여성이 남성을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말 여자 인구는 2571만5796명으로, 남자 2571만5304명보다 492명이 더 많았다. 5월말에만 해도 남성이 여성보다 2000명 가량 더 많았지만 한달 사이 역전된 것이다.

이후 남녀 역전 현상은 7월과 8월에는 더 확대됐다.

이어 7월 말 여자 인구는 2572만5414명으로 늘어 남자보다 2645명이 더 많아졌고 8월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4804명 더 많아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남녀 인구비율이 역전돼 우리 사회가 '남초'(男超)에서 '여초'(女超)로 바뀐 것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많아진 것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작성한 1960년대 후반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 추계인구 기준으로도 1960년 이후 작년 말까지 남녀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 수)는 한 번도 100명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일제의 강제동원이 극심했던 1944년 인구 총조사 기준 성비가 99.38로 떨어진 것을 줄곧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았다.

1995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22만4705명이 더 많았지만 1998년에는 격차가 20만명 아래로 감소했다.

2011년에는 7만9584명으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작년 말에는 여자 인구가 남자를 1만676명 차이로 바짝 뒤쫓았고 올해 6월 여자 인구가 남자를 앞지른 것이다.

남녀 비율 역전은 고령화가 심해지고 출생성비 불균형이 완화된 결과로 분석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평균수명이 길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노인 인구 비중이 높은 사회는 여자가 더 많은 '여초' 인구 구조가 된다.

또 1990년대에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최고 116.5대 1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점차 낮아져 최근에는 105.3대 1까지 줄어들었다.

1990년까지 계속된 출생성비 불균형으로 청·장년층에서는 남자가 많지만,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여자가 남자를 추월하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여초 현상도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여성 수명은 85.1세로 남성(78.1세)보다 7년 가량 수명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아선호사상이 완화되면서 성비 불균형이 완화된 것도 남녀 역전에 기여했다.

1990년대 출생성비(출생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20에 육박했지만 이후 점차 낮아지면서 최근에는 정상범위(103~107)인 105.3을 기록하고 있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노인 인구층에서 여성이 증가한데다 저연령층에서 여아 낙태 등 남아선호 현상이 사라지면서 성비가 정상으로 돌아온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