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수감됐을 때인 지난 1월 구치소에서 외부의료진의 진료를 받은 것과 관련 제기된 특혜논란은 법령에 근거가 있는 것으로 특혜라고 볼 수 없다고 법무부가 밝혔다.
 
법무부와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우울증을 앓았다. 조 전 부사장은 당시 구치소에 처음 수감된데 따른 충격과 나이어린 쌍동이 아들을 두고 떨어져있는 현실에 우울증이 심각해졌다.

특혜의혹의 발단은 조 전부사장을 진료한 곳이 인하대병원 의료진이다. 인하대병원은 한진그룹 계열인 정석인하학원 산하 병원이다.

조 전 부사장은 인하학원 이사로 있다가 지난해 12월 땅콩회항 사건 발생 직후 이사직을 사임했다.

이런 가운데 그룹내에서 가신그룹의 충성경쟁 과정에서 구치소 편의제공 등을 포함한 조현아 전 부사장과 관련된 이런 저런 정보가 유출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재계에 따르면 내용의 진위여부나 형사처벌 사항에 해당 여부를 떠나 주로 도덕성에 타격이 갈 수 있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조현아에 반대하는 측의 가신그룹에서 여러 애기들이 흘러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7월 말 브로커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염모씨를 구속하고 편의제공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계열사 임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어 7월31일에는 조 전 부사장의 진료기록 확보를 위해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내 부속의원과 인하대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구치소 밖에서는 우울증을 앓지 않았는데 구치소 안에서 우울증을 앓는다며 외부 의료진을 부른 것은 구치소내 생활편의를 얻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구치소 수감생활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얘기라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군사정권 시절 시국사건 등으로 투옥돼 수감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입소 초기에 외부와는 환경과 시설이 크게 다르고 고립되면서 심리가 불안정해지면서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면서 우울증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하고 있다.

재계총수 일가로 부유한 생활을 했을 조 전 부사장의 경우 낯선 환경에 심리적 안정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다.

외부의료진 진료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 외부의료진의 구치소 방문진료를 특혜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수용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외부 의료시설에서 근무하는 의사에게 치료받기를 원할 경우 교정시설의 장이 시설 근무 의사의 의견을 감안해 외부의료진 진료를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 역시 교정시설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외부 의료시설에서 근무하는 의사에게 수용자를 치료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경우 심리적 불안증으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한 변호인들의 신청에 구치소장 명의로 형집행정지 요청을 재판부에 내 외부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에 특혜논란속에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으면서 재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의 구치소 내 편의와 관련한 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앞서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내 부속의원 및 인하대병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조 전 부사장의 진료기록부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