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해킹 의혹과 관련 여야간 첨예한 대립각이 31일에도 이어졌다.

야당은 이날도 추가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원과 여권에 파상공세를 취했다.

여당은 국가안보 훼손을 들며 의혹제기 중단을 요구하는데 집중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이 국가안보상 공개하지 않기로 한 합의 내용까지 여론반전을 목적으로 언론에 공개한 사실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비공개 정보위 보고사항을 여권이 공개해 북한을 해킹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만천하에 알린 꼴이 돼 안보자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해킹을 통해 북한의 불법 무기거래를 적발했다는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사항이 여권 관계자를 통해 언론에 알려진 것을 두고 해킹 의혹을 덮기 위해 국가안보 기밀을 거래한 "파우스트의 흥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외교안보적으로 아주 민감하고 기밀사항으로 이것은 정보위원회 회의에서도 공개하지 않기로한 기밀"이라고 지적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이를 공개한 것은 국정원의 해킹사찰 의혹을 덮으려는 의도적인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소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어 "국정원의 비상식적인 행위로 국민들의 의혹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임씨가 사용한 마티즈 차량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전 최고위원은 "마티즈는 22일이 아닌 임 과장 사망 다음날인 19일 폐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폐차를 시킨 주체는 가족이 아니라 국정원에 오랫동안 타이어를 납품한 업체였다"고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경찰의 기존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 돼버렸고 이제는 경찰과 국정원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못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김성수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임모 과장의 죽음을 둘러싼 사실들이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국정원이 여기에 매우 깊이 개입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이날 CBS에 출연 "(임 과장이 목숨을 끊은) 18일 아침 국정원은 즉각적으로 위치추적을 지시했는데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부서는 감찰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감찰은 없었다고 해명을 반박한 것.

그러면서 신 의원은 "유서나 여러 가지 정황을 보면 임 과장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압박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며 "임 과장의 죽음에는 첫째 파일 삭제와 관련이 있고 그 삭제한 자료 중에는 윗선의 지시에 의한 것이 들어 있을 것이 분명하다"고 부연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특검과 국정조사를 재차 촉구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이번에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 담당검사가 국정원 파견 근무자임이 밝혀졌는데 고양이에 생선을 맡긴 것"이라며 "특검과 국정조사만이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추측에 기반한 야당의 의혹제기가 북한의 대남활동을 돕는다고 비난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면 우리의 사이버 역량만 노출된다"며 야당의 의혹제기에 우려했다.

정보위 소속 박민식 의원은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국정원의 활동 같은 것이 자꾸 나오는데 그게 과연 누구한테 도움이 되는 행태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