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 마을회관에서 고독성 농약을 음료수에 타 마을 노인 6명이 음료수를 마시고 쓰러진 사건과 관련 경찰은 박모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경북 상주경찰서는 27일 박모(83·여)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4일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냉장고에 있던 1.5ℓ 사이다병에 고독성 농약을 타 정모(86·여)씨 등 2명을 숨지게 하고, 신모(65·여)씨 등 4명을 중태에 빠뜨렸다.

경찰은 할머니들이 마신 1.5ℓ 사이다 병과 박씨의 집에서 압수한 자양강장제 빈병, 농약병, 옷, 전동스쿠터 등에서 동일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점을 증거로 제시했다. 마을회관에 있던 7명 중 박씨만 유일하게 음료수를 마시지 않았다는 것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결과 거품과 타액 등에서는 고독성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고독성 살충제 급성중독에 의해 분비가 증가된 타액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구조과정에서 행동도 상식에서 벗어난다"고 밝혔다.

1차 및 2차 119구조신고자의 진술과 119구급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1차 구조시 부상자들이 마을회관 안에 더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후 2차 구조 시까지 구조신고나 마을 주민들에게 구조요청 등 어떠한 구조활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확인 내용이다.

이에대해 박씨는 "전화를 걸 줄 모른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박씨의 집 전화와 휴대전화에서 발신내역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박씨의 사건 당일 행적에 대해 일관성 없는 진술과 구속 이후 계속해서 두통을 호소하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박씨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사소한 갈등과 불만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범행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을회관에서 화투놀이를 하면서 할머니들 간에 다툼이 있었고, 3년 전 할머니 한명과 농지 임대료 문제로도 다툼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살충제 구입경로는 박씨가 지금도 텃밭에 고추와 깨 등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고 집에서 발견된 살충제 농약병은 2011년 생산된 후 2013년까지 유통된 것으로 이 기간에 A씨가 농약을 구입,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상주지역 농약 판매점을 상대로 폭넓은 탐문수사를 벌였으나 박씨의 구입여부는 확인하지 못했고, 박씨의 지문 확보도 하지 못했다.

향후 법정에서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박씨 측은 음료수병 등에서 지문이 발견되지 않는 등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박씨는 마을회관에서 할머니들의 입에서 나온 거품을 닦아주는 과정에서 살충제 성분이 손에 묻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