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의혹에 대한 국회 조사가 27일(월)부터 본격 시작된다.
여야는 27일(월) '미래창조과학정보통신위원회'와 '정보위원회' 현안보고를 시작으로 8월14일까지 국방위, 안전행정위원회 등 4개 상임위원회를 통해 해킹의혹을 다룬다.

국방위는 11~12일 현안보고가 실시될 전망이고 안행위는 이번 주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국정원은 자살한 임모씨가 삭제한 파일을 어제 모두 복구했다며 정보위원회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국정원장과 1,2,3차장이 출석한 가운데 삭제파일 분석내역 등을 보고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상임위를 사실상의 청문회로 진행하겠다"는 반면 새누리당은 "근거없이 야당이 의혹 부풀리기에 치중하고 있다"며 파문 축소에 치중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삭제파일 분석내역 보고를 통해 대국민 해킹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며 해킹의혹 정국을 끝내겠다는 심산이다.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국정원 해킹 의혹 진상규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야당은 새누리당을 향해 "국정원의 호위무사 노릇을 중단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은 국정원의 숨김없는 협력이 관건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정원의 관행을 보면 제대로 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해킹의혹에 대한 청문회 개최에 극구 반대했다. 정보기관이 마치 성역인 양 감싸면서 기밀유출이 우려된다는 논리다. 새누리당은 정보기관이 해킹프로그램을 구매한 것 자체가 불법사항임에도 이를 감싸고 돌아 저의를 의심받고 있다.

공개 청문회 개최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해킹의혹을 규명해 국민불안을 씻어내주길 기대했던 국민들 입장에선 재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을 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안보를 명분으로 국민적 기본권인 정보인권을 침해했는 지 여부를 가려낼 청문회를 반대한 것은 유신독재때나 5,6공화국 군사정권때나 가능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불안감을 깔끔하게 털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정원은 삭제파일을 25일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현안보고에서 삭제 파일 분석내역을 보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태도를 볼 때 이날 정보위 현안보고는 국정원의 해명자리로 그칠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에따라 국정원의 의혹 해소가 아니라 향후 공방을 더 키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국정원은 해킹의혹을 해소할 해킹파일 로그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27일 정보위에도 의혹대상자인 국정원이 자신들이 분석한 자료를 보고하고 믿으라는 식이 될 수 있다.

나타테크 대표나 로그파일 제출을 거부할 경우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진상규명에 한계로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의혹이 큰 국정원 해킹사건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청문회조차 열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장 국회 현안질의조차 반대했다. 국정원장이 국회 현안질의에 나선 적이 없고 국정원은 대통령직속기관인데 국무총리를 상대로 할 수는 없다는 주장을 폈다. 국정원이 법의 울타리를 벗어나 불법해킹프로그램을 구입했고 스마트폰과 카카오 해킹 정황이 발견됐음에도 사실이 아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그 말을 믿자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이춘석 새정연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적 의혹이 큰 국정원 해킹사건에 국회에서 청문회 조차 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청문회 절차를 통하면 자료제출, 증인출석 요구를 강제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한 자료제출을 일주일이 넘게 응하지 않고 있다.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는 지난 21일 진상규명에 필수적인 해킹프로그램 로그파일 등 30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지금까지 단 한건도 자료를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연은 "진실규명을 우해 국정원에 33개 자료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한 건도 제출되지 않았다"며 지난 23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병기 국정원장, 나나테크 등을 중앙지검에 구발했다.

또 국정원 직원의 집단성명 발표와 관련 국정원법과 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이병호 국정원장을 추가로 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해킹팀 유출자료에서 스파이웨어 감염을 시도한 SK텔레콤 IP 5개도 발견됐다고 새정연은 추가 고발했다.

국정원은 파일 복구 분석 결과 대국민 사찰은 없었다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도 대국민 해킹이 없었다는 것이 밝혀지면 야당은 이를 수긍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미 결과를 전달 받은 듯한 표정이다.

하지만 로그파일은 전문가가 한달정도 분석을 해도 될까말까한데 전문가를 대동하지 않고 의원들만 국정원에 가서 현장을 보라는 것도 수박 겉핥기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안철수 위원장은 "로그파일은 전문가가 한 달 정도 분석을 해도 될까 말까 한 수준인데 전문가를 대동하지 않고 국정원에 가서 서너 시간만 주고 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자칫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원 현안보고가 진상규명보다는 국정원의 해명을 듣는 자리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