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안을 내용으로 한 5차 혁신안을 발표해 당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연 혁신위는 26일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현재 300명인 국회의원 정수를 369명으로 69명 늘리는 내용을 담은 5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지난 2월 '중앙선관위가 정치권에 제안한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에 포함된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고 인구 비례로 의석수(지역구+비례대표)를 정한 뒤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선관위는 권역별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의 비율을 2대 1로 할 것을 제안했다.

특정 권역에서 30% 지지를 얻은 정당은 지역구 당선자가 없더라도 비례대표에선 30% 의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김상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장은 "선관위의 제안이 현실화되면 영남과 호남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독과점 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이념과 정책 중심의 군소정당들이 유력 정당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90명으로 대폭 늘리되 의원세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선거제도 개혁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미 지난 24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2012년 대선 때 심 대표와 합의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혁신안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의원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국민여론이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반대의견도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은 가뜩이나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을 더 크게 한다"고 반대 의견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처럼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이 큰 상황에서 정치불신을 더 크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의원 수를 늘리자는 것은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반혁신적이고 반개혁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례민주주의를 구현할 정치구조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국회의원 정수에만 촛점을 맞춰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표퓰리즘적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의 희소성과 권위를 더욱 높여 진입장벽을 높이고 기득권을 더 공고히 하는 것이야말로 반혁신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정연은 "다만 일할 사람은 늘리되 비용은 줄이자는 것에 대해 당내에서 다양한 논의가 있는 만큼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고 국민적 동의와 함께 여야가 협의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혁신위는 의원정수가 늘더라도 국회예산 총액은 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