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질서를 뒤엎고 국민의 고혈을 짜낸 구자원 LIG 회장 일가에 대한 광복절 특사를 강력히 반대한다"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노동조합이 사기성 CP(기업어음)을 발행해 구속된 LIG그룹 구자원 회장 부자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을 반대한다고 밝혔 다.

노조는 홈페이지에 광복절 특사 반대 서명을 받는 탄원서를 공개했다.

노조가 구 회장 일가에 대해 광복절 특사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특사검토를 지시함에 따라 특사명단에 경제비리사범 포함 가능성이 새누리당 일각에서 제기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21일 금융노조의 따르면 KB손해보험 노조는 2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과거 LIG손보 대주주였던 LIG그룹 구자원 회장과 구 회장 아들인 구본상, 구본엽 형제에 대해 광복절 특별사면 반대탄원서 서명을 받고 있다.

KB손보노조는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법무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노조가 홈페이지에 공지한 특사반대탄원서에서 "LIG 구자원회장 일가는 경영권 사수라는 사익을 위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경제 질서를 파괴한 중범죄자"라며 "사면이 이뤄진다면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자본주의 경제 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재벌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무분별한 사면권 남용은 대한민국을 재벌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씌우는 일"이라며 "기업을 망친 경제사범을 풀어줘 경제를 살린다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LIG그룹 구자원 일가의 사면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2년 LIG그룹 구자원 회장과 LIG넥스원 구본상 전 부회장, LIG건설 구본엽 전 부사장은 LIG건설의 부실과 회생불능을 알면서도 LIG건설 명의로 2,15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무단발행해 개인투자자의 돈을 끌어 모은 뒤 부도처리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기소됐다.

구자원 회장은 항소심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며 구본상 전 부회장은 징역 4년, 구본엽 전 부사장은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돼 현재 복역 중이다.

노조는 "사기성 CP 사건으로 피해자만 700여명에 달했다"며 "경영자들은 매각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등 막대한 금전적 이익만을 챙기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이 떠않아 이른바 '먹튀'를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구 회장 특사가능성이 거론되고 았는 곳과 관련 "경제 질서 파괴는 물론 국민의 고혈을 착취한 중범죄자인 구자원 회장 일가에 사면이 이뤄진다면 국민들은 박탈감과 분노를 느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 회장 일가는 경영에 실패하면서 손보업계 4위인 알짜기업인 LIG손해보험을 KB국민은행으로 팔아넘겼고 지난 6월 24일 사명을 KB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 LIG증권도 KB금융으로 매각됐으나 재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편 현재 광복절 특사 거론 대상 경제인은 LIG넥스원 구본상 전 부회장과 LIG건설 구본엽 전 부사장 형제,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 부회장 형제, 한화 김승연 회장 등이다.